대법원장 권한대행 “후임 대법관 제청 없다”

대법관회의서 권한범위 등 결정
전원합의체는 재판장 맡아 진행
후임 인선 지연… 공백 불가피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이 후임 대법관들의 인선을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6일 대법관회의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참고해 대행권한의 범위를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안 권한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권한대행의 권한은 잠정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현상 유지가 원칙”이라며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유보하거나 자제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간 대법원은 새 대법원장이 최종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후보자 천거 등의 사전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인선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대법관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결국 이 같은 사전 절차도 진행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 임기가 만료되는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는 지연될 전망이다. 새 대법관 임명 절차에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 대법원장에 이어 대법관 2명이 비게 되면 소부 사건 심리와 선고에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대법원장이 맡는 전원합의체(전합) 재판장 역할은 안 권한대행이 대신 행사하는 쪽으로 대법관들의 의견이 모였다. 전합에서 심리할 사건 선정과 선고 여부 등은 안 권한대행이 사건의 시급성,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법관의 연임과 정기인사, 법원공무원 정기인사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법원행정처는 “대법관들은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대법관 임명 제청 절차 지연 등으로 인해 심판권 등 대법원의 기능에 장애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는 17일자로 서울고법으로 전보발령돼 올해 연말까지 사법연구 업무를 수행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대법원장 후보로 조희대 전 대법관, 이종석 헌법재판관, 이광만·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오석준 대법관 등 5명을 추천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