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에 맞대응 나선 대기업 렌터카[손재철의 인사이트]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량을 빌려타는 카셰어링(공유)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대기업 렌터카 업체들이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쏘카가 ‘월 단위’ 이용 상품으로 만든 ‘쏘카플랜’의 2030세대 수요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행보다.
16일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는 ‘한 달 단위로 차량을 빌려 탈 수 있는 온라인 전용 렌터카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장기 계약이 부담스럽거나 몇 달만 차가 필요할 경우, 말그대로 ‘월단기’ 기간으로 계약하고 빌려 타는 상품이다.
이 같은 1년 미만 렌터카 상품들은 통상적으로 ‘중기적합업종에 속하는 자동차 단기 대여 서비스업’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을 조율해오는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상품이다.
특히 SK렌터카 경우엔 법인 대상 월단기 렌터카 상품을 기존에도 운영해왔기에 사실상 ‘서비스 대상을 개인 고객’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 전부여서 승인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롯데렌터카도 성장기에 오른 ‘쏘카’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월단기 상품 3종’으로 시장 방어에 나선지 오래다.
특징적인 것은 고객 유형별 상품 추천식으로 ‘누적 주행거리’ 등 차량 상태에 따라 ‘3종으로 월단기 상품’을 구분한 점이다.
일례로 운행 36개월 미만에 6만㎞ 미만 차량은 ‘프리미엄’으로, 주행거리 12만㎞ 이상 월단기 임대 차량은 ‘슬림’으로 구분하는 등 렌탈 비용을 차량 상태에 따라 적용해 ‘쏘카’와 다른 가성비를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들 월단기렌터카 상품들은 중도해지 위약금도 없다. 또 이용하는 기간 토탈차량 정비가 가능하고, 법인고객이라면 비용처리도 가능해 수요가 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카셰어링 수요 차단에 나선 것은 쏘카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하지만, 수요 자체가 빠른 차량 회전과 ‘월단기 계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쏘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해 11월 ‘올레렌트카’ 지분 100%를 55억원에 취득했다가 이듬해인 지난 5월 18일 다시 해당 법인을 청산헀다.
제주도 내 ‘렌터카 객체 수’를 빠르게 늘리기 위함이었는데 결국 쏘카는 올해 제주도에서 가장 많은 ‘카셰어링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로 등극했다.
월단위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플랜’ 이용객도 크게 올라 올 6월 말 기준, 누적 계약 건수 3만470건을 넘겼다. 주 이용자 층은 20~40대 사이. 여기에 올 4월부터는 롯데렌터카가 수 년동안 투자해 만든 시장 ‘1년 단위 신차 장기 렌터카’ 부문에도 뛰어들었다. 사실상 롯데렌터카와 비지니스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영역이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쏘카가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커지고 있다”며 “2018년부터 전략적 투자를 늘려 브이씨엔씨, 폴라리언트, 차케어, 모두컴퍼니, 나인투원 등을 인수했고 이젠 쏘카스테이라는 여행 숙밥업도 한다. 1박을 예약하면 쏘카 24시간 이용권을 주는 상품인데 이 또한 기존 렌터카 업체들이 공들여 키운 분야”라고 말했다. 한편 쏘카는 지난해 공모주로 IPO(기업공개)했고,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현재 9백만 명이 넘는 카셰어링 회원을 지니고 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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