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외무 방북 공식 발표… 韓·美 “北 불법적 행동 분명한 대가”
北 “러 라브로프 18~19일 방문”
푸틴 평양 답방 등 논의 가능성
군사 분야 협력 가속 우려 커져
국방부 “포탄 수십만발 해당 분량”
韓·美, 북핵수석대표 印尼 회동
17일 한·미·일 북핵대표 협의
북한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을 16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 7월 27일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한 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까지 북·러 밀착이 정점을 찍는 분위기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북·러 간 무기거래를 비롯한 군사협력과 관련해 “북한의 불법적 행위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 외무 방북… 북·러 밀착 정점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의 초청에 의하여 로씨야련방(러시아)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동지가 2023년 10월 18∼19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방북 중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할 것으로 보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답방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북·러 양측은 고위급 교류와 푸틴 대통령의 답방 약속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청을 “쾌히 수락”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을 찾은 뒤 북·러 무기거래에 더욱 속도가 붙으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위성사진과 함께 공개한 데 대해 우리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북·러 간 컨테이너 해상 운송 정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컨테이너 적재량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탄의 양으로 수십만 발에 해당하는 막대한 분량”이라고 말했다.
북·러 밀착 움직임 속 한·미는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협의를 갖고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한 정보 공유, 대응 조치에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두 대표는 한반도와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외교부가 이날 전했다.
17일에는 나마즈 히로유키(?博行)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여해 한·미·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열린다. 우리 정부는 3국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대북 독자제재를 포함해 북·러 무기거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전반적으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3국 회동에서 대북 뿐만 아니라 대러 제재 공조 방안을 협의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의엔 “정부는 지난달 21일 러·북(북·러) 무기거래 등에 관여한 개인 및 단체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추가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 북한이 이달 중으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추가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기술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대표는 이날 중국의 대북 관여·소통 역할을 확보하기 위한 한·중, 미·중 간 고위급 교류 강화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며 11월 중 부산에서 한·일·중 외교장관회의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북·러 군사협력에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지나친 북·러 밀착은 경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주형·김예진·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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