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이어 LGU+도 화물중개 시장 합류…통신업계 군침 흘리는 이유
디지털전환 잠재수요에 네트워크 설비 보유로 경쟁력까지 갖춰
빠른 정산·자동 배차 등 기능 비슷해 차별화가 관건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통신시장이 아닌 화물 운송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을 펼치게 됐다. SK텔레콤 '티맵 화물', KT '브로캐리'에 이어 LG유플러스도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CJ대한통운도 플랫폼 경쟁에 나서면서 37조원 규모에 달하는 화물 운송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지털전환 시장 선점…관제 사업도 통신·네트워크 시설 갖춘 통신사가 유리
카카오·CJ도 참전…플랫폼별 기능 비슷해 차별화 필요
주선사와 차주 간 적정 화물 매칭과 빠른 배차를 제공하며 터널 또는 교량 높이 제한을 고려한 최적의 화물 길을 제안하고 물류센터 내 정확한 상·하차지 위치까지도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과 KT는 이미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월 최적 운임 조회, 빠른 운임 정산 등을 제공하는 '티맵 화물' 서비스를 출시했다.
KT의 경우 자회사 롤랩이 지난해 5월 '브로캐리'를 출시했다. 지난해 관련 매출 750억원 기록, 가입 차주 1만명, 가입 화주 160곳을 돌파한 브로캐리는 지난 4월 운송 관제, 화물 추천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2.0 버전을 출시했다.
통신사가 앞다퉈 화물 운송 플랫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화물 운송 시장이 제대로 디지털화되지 않았고, 자체 관제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네트워크를 보유한 통신사가 타 업계보다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화물 정보는 수기로 쓴 게시판에 공유되며 전화로 화물차를 중개해 주는 경우가 많다. LG유플러스와 함께 플랫폼 실증에 참여했던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은 "기존에는 배차 담당자와 차주가 매번 전화로 소통하고 운행 종료 후에는 엑셀로 결과를 정리해 왔다"고 말할 정도다.
결국 이러한 아날로그식 운영 방식에 배차 오류, 화주-차주 간 분쟁, 정산 지연 등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국 물류 흐름을 관리·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통신 네트워크와 설비를 갖춘 통신업계가 경쟁력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화물 운송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37조원이다.
화물 운송 디지털 전환 사업이 초기인 만큼 통신3사뿐만 아니라 플랫폼업계, 물류업계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화물연합)가 운영 중이던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했으며 현재 '카카오T트럭커' 출시를 위해 사전 신청자를 받았다.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도 지난해 12월 화주-차주 중개플랫폼 '더 운반' 시범 출시 후 지난 7월부터 정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진출하면서 화물 운송 시장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내놓은 플랫폼 대부분은 평균 30~60일 정도 걸리던 운임 정산을 빠르면 하루 안에 가능하도록 개선했기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 원인 중 하나였던 운송료 갈등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상무)은 지난 16일 화물잇고 기자간담회에서 "투명화된 거래는 신뢰성을 높일 거고 신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 화물업계 종사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간다"며 "투명한 거래,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을 위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화주-차주 간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나온 플랫폼들이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AI 기반 최적화된 화물 배차, 빠른 정산 등 비슷한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이에 각 기업이 앞으로 어떤 차별화된 요소를 선보일지에 따라 37조원 규모 시장에 우위를 점할 기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티맵모빌리티는 11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운송료를 책정할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재 94%인 최초 배차 성공률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LG유플러스는 당분간 별도 이용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래픽과 가입자 수를 목표치까지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무료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화물차 수리 방법 등 화물 차주들이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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