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달성은 기본, 사업성과 기회 갖춰야 성공”... ‘기후테크’에 미래 달렸다

홍아름 기자 2023. 10.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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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기후테크포럼
탄녹위·대한상공회의소·서울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1회 기후테크포럼을 개최했다./기후테크포럼

올여름 캐나다과 유럽에 이어 미국 하와이까지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세계가 때아닌 기후위기를 실감했다. 지난 4월 국내에서도 강원도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해 6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이어 또 한번 큰 피해를 냈다. 해마다 강원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도 기후변화 결과로 더 혹독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전세계에서 발생한 이런 급격한 재난을 막으려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이제 필수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1회 기후테크포럼을 열고 최근 일어나는 기후위기 현황과 이에 대응하는 기후테크 기술과 투자 현황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는 ‘기후테크’에 미래가 달려있다고 본다. 무탄소나 재생에너지 개발부터 탄소 배출량 저감과 탄소 포집 기술이 대표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테크 산업은 이미 5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를 넘어섰고 2032년에는 1480억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독일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탄녹위는 지난 6월 전체회의를 열고 기후테크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45조원을 투자해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수출 규모 100조원 달성과 신규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홍수경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과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정부의 기후테크 육성 방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홍 과장은 “현재 국내 기후테크 분야는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지만 전체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며 “2050년에는 순 배출량 제로(넷제로)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기후테크 분야에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의 기후테크 기업의 기술력은 유럽같은 기술 선도국과 비교해 70~80% 수준에 불과하다. 홍 과장은 “기후테크 중에서도 에너지 분야는 투자에 대한 수익이 바로 나오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부족한 민간 투자 연계를 지원하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다각적 지원 전략을 마련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후테크 분야의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홍 과장은 “산업이 얼마나 빨리 궤도에 오르는지가 중요하다”며 “선진국에 비해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기후테크는 에너지와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도적인 관점에서도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분야 인력 양성 사업을 확대해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계와 학계 등 다양한 소속의 전문가들의 발표도 있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탄소중립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이제는 고민으로는 안 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아 집중해야 한다”며 “미 에너지부가 직접 공기 포집 기술의 가격을 t당 100달러(13만 5000원)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힌 것처럼 기술 개발뿐 아니라 상업화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종 서울대 기후테크센터 교수는 “산업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만큼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를 막는 기술이 중요한 기술,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방식은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테크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제현주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는 “넷제로를 달성하면서 사업의 성장을 일궈내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내는 것 모두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라며 “기술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대표는 “기존에 나온 기술을 활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의 65%를 해소할 수 있다”며 “정부와 대기업, 스타트업이 소통해 기술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 대표는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이 빠르게 일어난다면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자발적 탄소 시장은 정부의 규제 없이 기업이나 민간, 비영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탄소를 감축하고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민간 탄소시장을 말한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최근 5년간 전 세계 VCM의 연평균 배출권 발행 규모가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탄소감축인증센터에서 마련한 인증 표준을 바탕으로 국내에도 민간이 주도하는 VCM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기후테크 육성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후속조치로 금융당국과 조달청과 함께 뒷받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후테크 산업의 스피드 업, 스케일 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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