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고도 저지른 '불법 공매도'…처벌 강화가 답

이용성 2023. 10.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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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의 의심은 현실이 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HSBC와 BNP파리바 홍콩법인의 불법 공매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다.

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방치했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글로벌IB가 불법을 저지르는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글로벌IB가 저지른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막기 위해 공매도 전산화 등의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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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글로벌IB 2개사 불법 공매도 적발
불법 공매도 적발 '사후약방문'…전산화 목소리
김주현 "기술적 어려움…타국에서도 안해"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개미들의 의심은 현실이 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HSBC와 BNP파리바 홍콩법인의 불법 공매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다. 게다가 착오나 실수도 아닌, 불법인 줄 알면서도 관행적으로 조직적인 불법 공매도를 저질렀다고 한다.

눈여겨볼 것은 공매도에 눈물을 흘렸던 개미들의 분노가 향한 곳이다. 개미들은 정작 불법을 저지른 글로벌IB가 아닌 금융당국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방치했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글로벌IB가 불법을 저지르는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8일 만에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5만명의 목소리가 몰렸다.

이들은 글로벌IB가 저지른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막기 위해 공매도 전산화 등의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불법 행위가 2년이 지나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도 전산화 등 사전 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들의 이 같은 분노에도 금융당국의 태도는 미지근하다. 최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식을 빌리는 이유 등을 파악할 방법도 없고, 또 있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강제할 방법도 없다”며 “타국에서 하지 않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거래를 어렵게 하는 것이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말대로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전산화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국인의 대차 거래는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는 점만 봐도 그렇다.

문제는 이처럼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곳이 1300만명의 투자자를 불공정 거래로부터 보호해야할 의무를 지닌 금융당국이라는 점이다. 사전 시스템 마련이 기술적으로 어렵다 하더라도 정책 또는 법 개정으로 불법과 불공정 거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막대한 과징금이나 형사 처벌 등을 동원해 불법 공매도 시도를 막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어야 당국을 믿을 수 있지 않겠나.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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