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만에 돌아오는 ‘개콘’, 유튜브발 ‘메타코미디클럽’ 아성 뛰어넘을까[SS연예프리즘]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3년 반만에 부활을 예고했다. 내달 12일 첫 방송이다. tvN ‘코미디 빅리그’마저 휴지기에 돌입하며 ‘공개코미디’의 명맥이 끊긴 상황에서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성공여부는 회의적이다.
1999년부터 21년동안 공개코미디 시대를 이끌어온 ‘개콘’은 아우라가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수많은 개그맨이 ‘개콘’이라는 등용문을 거쳐 각종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뻗어나갔다. 이는 곧 국내 예능계의 중흥기로도 이어졌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는 법. 전성기를 지나 공개 코미디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서서히 문제가 드러났다. ‘개콘’을 통해 인기를 얻은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을 떠나면서 노련미가 부족한 신예를 이끌어주는 선배의 자리가 비었다. 소재가 조금만 선정적이거나 가학적이면 시청자들이 비난을 쏟아냈지만 이에 대한 방어도 부족했다.
아울러 유튜브가 코미디 중심 플랫폼으로 부상한 가운데, 철지난 무대 코미디가 과연 시청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가에 따르면 ‘개콘’ 제작진은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고연차 개그맨들의 출연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연을 꺼리는 ‘개콘’출신 개그맨들이 입을 모아 우려하는 부분은 아이템 채택과정의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제작진과 출연자 간 권력의 비대칭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개콘’ 출신 한 개그맨은 “나는 ‘개콘’이 사라졌을 때도 감흥이 없었다. 한이 많은 사람이다. 희극인실은 정치판이나 다름없다. 제작진의 말을 잘 듣는 개그맨들이 주로 무대에 오른다. 아무리 재밌어도 제작진이 거부하면 무대에 오를 수 없다”며 “괴로움을 겪은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콘’ 중흥기 때는 희망이 있어서, 힘들었어도 참았다. 이번 ‘개콘’은 새로 일으켜야 한다. 이미 자리를 잡은 개그맨들이 하기엔 부담이 크다”며 “노련한 선배들이 재능 있는 후배들을 이끌면서 ‘개콘’이 커나갔다. 그런 토양이 만들어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무대에 오른 개그맨 웃음박재가 아무 단어나 대라고 하자 김선민은 ‘딸기’를 말했다. 그러자 웃음박재는 “자 이제 이 단어를 야한단어로 바꿔보라”라고 했다. 잠시 뜸을 들인 김선민은 ‘딸딸기’라고 했다. 웃겨야 될 사람 대신 객석에서 이상한 단어를 뱉자 이곳저곳에서 엄청난 웃음이 터졌다. 유튜브 채널 ‘메타코미디클럽’(이하 ‘메코클’) 1회의 한 장면이다.
해당 회차는 255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쇼츠는 1000만회가 넘는다. ‘피식대학’, ‘숏박스’, ‘면상들’, ‘빵송국’, ‘스낵타운’ 등 출연자들과 스탠드 코미디언이 만든 ‘메코클’은 사실상 ‘개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개콘’에 비해 가학적이고 선정적이다. 욕설과 노출도 거리낌없다. 다분히 젠더논란이 일만한 소재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그럼에도 1020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인 KBS에서 다양한 소재에 운신의 폭이 넓은 ‘메코클’의 아성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다
또 다른 개그맨은 “공영방송인 KBS는 심의 규정이 매우 까다롭다. 시청자들의 비판이나 비난에 제작진과 출연진을 보호한 적도 없다”며 “개인적으로 공개코미디의 부활을 반기지만, 미래 가능성을 보면 쉬울 것 같진 않다. 제도에 대한 합의 없이 문제를 떠안고 시작하는 현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중적인 코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피식대학’이나 ‘숏박스’와 같은 드라마 형태에서 나오는 날 것의 개그를 공개 코미디로는 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과거에 했던 공개 코미디로만 한다면 실패할 것”이라며 “‘피식대학’이나 ‘숏박스’가 선정적이어서 성공한 게 아니다. 대중들의 코드를 이해하는 고민과 연구가 철저히 필요하다”고 짚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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