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기류에 KAIST·포스텍도 '들썩'

박정연 기자 2023. 10.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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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 발표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KAIST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신규 정원이 배정될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KAIST와 포스텍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대와 부속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의대 정원 확보라는 난관을 두고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했다.

16일 과학계에 따르면 KAIST와 포스텍은 의대 설립 시 적정한 연간 정원을 각각 50명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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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50명 정원으로 양질의 인재 양성 희망"
대전 유성구 KAIST 전경. KAIST 제공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 발표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KAIST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신규 정원이 배정될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KAIST와 포스텍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대와 부속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의대 정원 확보라는 난관을 두고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했다. 과학계에선 만일 이번에 의대 정원이 확대된다면 두 대학에 정원이 배정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6일 과학계에 따르면 KAIST와 포스텍은 의대 설립 시 적정한 연간 정원을 각각 50명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의대설립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부 연구를 실시한 결과다. 이같은 계획이 담긴 신설안은 앞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유관부처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됐다. 과기특성화대에 의대가 설립된다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안으로 여겨진다.

이들 대학에 따르면 ’연간 정원 50명‘은 양질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덩치를 줄인 규모다.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학장은 “사실 일반적인 의대는 100명 정도가 돼야 경제성이 나오지만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소수정예로 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희갑 포스텍 기획처장 또한 “교수 한 명이 맡는 학생 수를 최소한으로 해 집중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존 150명 정도 규모인 ’미니의대‘보다 적은 정원을 추진하는 이유에는 의사과학자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의사과학자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선 정부와 학계를 막론하고 공감대가 형성된 지 오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직 의사과학자 인력이 양성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진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처음 배출된 인력이 제대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대학이 계획한 연간 정원은 의대 연간 총정원이 500명 확보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1000명 이상 증원안이 추진되면 과기특성화대 외에도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 신설을 고려하는 대학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 방안 자체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지만 만일 확대된다면 과기특성화대에 정원이 꼭 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과기특성화대 의대 설립에 다소 비판적인 모습이다.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앞서 “의사과학자 육성은 실제 임상 현장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며 “부속병원과의 연계체계가 잘 갖춰진 기존 의대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이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선 의료계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KAIST와 포스텍은 미국 주요 대학에서 운영 중인 의사과학자 양성과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코넬대 등의 교육과정을 참고한 KAIST는 의학교육 3년, 융합의학교육 1년, 박사과정 4년 등 총 8년 과정이다. 임상교육이 이뤄질 부속병원은 충북 오송 지역에 조성되는 ‘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에 1100병상 규모의 초대형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스텍은 세계 최초로 공학과 의학을 융합한 미국 일리노이 의대 교육과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KAIST와 마찬가지로 8년 간의 복합학위 과정이다. 부속병원은 2028년까지 1단계 500병상, 2단계 400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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