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행 초읽기' 이정후, 계약총액 '꿈의 1억달러'도 넘을까
키움히어로즈는 지난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144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당분간’이 될지, ‘영원히’가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이정후가 키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빅리그 진출 의지를 밝혔고 키움도 이를 받아들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겨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거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
지난 7월말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해 온 이정후는 지난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깜짝 복귀했다. 8회말 대타로 등장해 3루수 땅볼로 아웃된 뒤 9회초에는 중견수 수비까지 나섰다.
이날 이정후의 KBO리그 마지막 경기는 여러 MLB 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관전했다. 심지어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피트 퍼텔러 단장이 직접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정후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미국 스포츠 매체인 ‘CBS 스포츠’는 이달 초 ‘2024년 MLB FA 랭킹 톱 25’를 소개하면서 이정후를 25명 중 15위로 선정했다. “주루와 수비에서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이며 직구 콘택트 비율이 97%를 넘는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미국 ‘야후 스포츠’도 지난 7일 ‘뉴욕 양키스가 FA 시장에서 타깃으로 삼을 만한 선수 10명’ 중 한 명에 이정후를 포함했다. 이정후는 10명 중 5위에 올랐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뉴욕 양키스의 중견수나 좌익수 한자리를 채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 역시 ‘뉴욕 양키스가 FA 시장에서 타깃으로 삼을 만한 선수 10명’ 중 한 명으로 이정후를 주목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뉴욕 양키스의 중견수나 좌익수 한자리를 채울 수 있다”고 소개하면서 10명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이미 쇼케이스를 마친지 오래다. 관건은 조건이다. 여러 상황은 긍정적이다. 일단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KBO리그 활약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 당한 발목 부상은 큰 변수가 아니다.
현재 MLB에서 타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중견수가 높은 대접을 받는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키움 팀 선배였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비롯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아시아 타자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둔 것도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이정후의 행선지로는 내로라하는 빅클럽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직접 단장이 한국을 방문한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빅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LA에인절스 등이 후보리스트에 올라 있다.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역시 이정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이정후의 계약 규모가 총액 1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빅리거들의 몸값 상승이 가파르지만 그럼에도 1억달러는 특급 계약의 기준선으로 인정되고 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도 중견수 수비가 되면서 타격이 좋은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이정후는 아직 나이가 20대 중반인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구단들이 더 탐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몸값에 대해선 살짝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송 위원은 “큰 이변이 없는 한 김하성의 계약조건인 총액 3900만달러(4+1년)는 넘을 것이 틀림없지만 1억달러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MLB에 진출한 요시다(5년 9000만달러)나 스즈키(5년 85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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