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만 할 수 있다"..이충현이 말한 '발레리나'[★FULL인터뷰]
이충현 감독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 분)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 분)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 분)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현재 '발레리나'는 지난 6일 공개 후 3일 만에 62개국 글로벌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배우분들과 단톡방 같은 게 있는데 거기서 이제 순위를 확인하고 그랬다. 해외에서도 많이 봐주고 있는 거 같더라.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라며 "높은 순위는 예상하지 못했다. 많이 봐주실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발레리나'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충현 감독은 "평들을 좀 보긴 했는데 국내 팬분 중에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 서사나 개연성 문제를 많이 얘기하는데 여기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영화 스타일이 워낙 강하기도 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거 같다. 앞으로도 고민을 할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지난 2015년 12월 승리, 정준영 등은 불법 촬영물 제작 및 유포 사건 및 클럽 버닝썬 게이트와 N번방, 박사방 등에서 일어난 성 착취 유포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승리, 정준영 등이 속한 단체 대화방 안에서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라고 대화를 나눴다. 해당 대화는 영화 내에서 "거기가 여자애들이 더 잘 주잖아"라는 대사로 표현됐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충현 감독은 "그렇게 딱 한 가지 사건만을 짚은 거 같지 않고 시나리오를 쓸 때 그런 일들이 많이 있었던 거 같다. 이런 사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사건만을 가져와서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런 복수극 형태가 많이 있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나 여성 성 착취에 관해 통쾌하게 때려 부수는 느낌의 복수극은 보지 못한 거 같다. 눈앞에서 볼 수 있었으면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가학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최프로 등에 대해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물건 취급하듯이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최프로가 차량이나 집에서 보면 미술 작품도 되게 많은데 여성을 취급하는 인물을 옥주가 거기서 응징하는 걸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옥주의 전사가 눈에 띄게 그려지지 않아 개연성 측면에서 보면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꽤 있다. 또한 그레이의 음악이 돋보여 '뮤직비디오가 아니냐'란 평이 존재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부분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긴 하다. (영화 내용이) 많이들 아는 사건이기도 하고 피해자를 설명하는 것보다도 때려 부수는 것에 집중했다"라며 "그렇다 보니 이야기 전체를 아쉬워하는 것 같다. '발레리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밀고 나가고 싶었다. 뮤직비디오 같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난) 주인공이 복수하는 과정을 발레 공연 보는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 미적인 모습을 원했다"라고 얘기했다.
극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최프로 역을 맡은 김지훈이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김지훈은 '발레리나' 출연을 두고 회사에서 반대를 많이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당시 지훈 배우님이 '종이의 집' 촬영하고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보여주니 관심을 보이더라"며 "김지훈 씨는 실제로 선한 사람이다. 이 캐릭터를 할 때 반대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스스로 용기를 내주신 거다. 의미와 가치를 먼저 생각했고 배우 개인으로선 마이너스가 될 작품이었는데 출연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옥주와 민희의 서사가 그려지는 과정은 퀴어와 우정을 넘나드는 선상에 놓여있다. 이충현 감독은 "애초 시나리오 단계부터 사실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옥주한테는 퀴어적인 부분은 아니어도 옥주는 되게 저변에서 숨통이 트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희가 좀 특별한 사이라고 생각했다. 몇몇 분은 우정 이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건 틀렸다고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열애로 인해 영화보다 관계성이 더 부각돼 부담스럽지는 않냐고 묻자, 그는 "그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다만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전종서라는 배우 없었던 거 같다. 실제 성격도 이런 식으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폭풍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충현 감독은 열애 인정과 관련해 "후회한 적 없다. 그때 당시 (전종서와) 만나고 있는데 아무도 물어보질 않더라. 기사를 쓰는 분도 없었다. 또 우린 공개되더라도 서로 부정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라며 "(전종서를) 우아하고 무서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순수하면서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사람이다. 매력적인 배우이자 여자친구다"라고 극찬했다.
그의 연기와 관련해 "실제 촬영을 할 때도 액션과 액션이지만 워낙 감정을 담고 있는 얼굴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배우의 인물을 좀 어떻게 닮느냐를 고민했던 거 같다"라며 "아무래도 액션을 종서 배우도 처음으로 해서 배우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좋은 얼굴을 보여줬다. 대사가 많지 않지만, 눈으로 좀 많은 걸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항상 생각했던 거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라서 다시 하면 좋을 거 같다"라고 또 한 번의 러브콜을 보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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