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식 소통? 안 통해” KIA 34세 핵인싸 포수 확고한 지론…말보다 행동, KIA 바꿔야 산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달라져야죠.”
KIA와 3년 최대 25억원 연장계약을 맺은 김태군(34). 기쁨보다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강했다. 김태군은 16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선수 모두 열심히 뛰었다. 박수 쳐주고 싶다. 그래도 차포마(최형우, 나성범, 박찬호) 빠졌는데 끝까지 싸운 건 희망적”이라고 했다.
김태군은 7월에 합류했다. LG에서 NC로, NC에서 삼성으로, 삼성에서 KIA까지 여러 번 팀을 옮겼지만, “적응은 어렵다”라고 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핵인싸 포수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에게서 들은 의외의 얘기.
김태군이 말하는 적응은 디테일하다. 단순히 선수들과 친해지고 특성을 알아가는 게 전부가 아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해야 할 작업을 7~8월에 했다.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투수 한 명, 한 명과의 호흡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 더 맞춰야 한다. 내년에는 초반부터 팀이 치고 나가야 한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이적 직후 KIA 투수들에게 “거칠게 하자”라고 했다. 자신을 믿고 따라와달라는 주문을 했다. KIA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너무 착하다는 얘기를 또 한번 했다. 도망가지 않는 싸움닭, 특히 1군 투수라면 패스트볼과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승부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자신이 거기에 맞게 이끌 테니 따라와달라는 얘기다.
김태군은 “트레이드 되고 나서 애들한테 ‘나한테는 MZ 안 통한다. 너희 알아서 해라. 내 사전엔 그런 건 없다. 너희가 어떻게 야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자유분방한 방식은 안 통한다고 했다. 내 계약 소식을 듣고 긴장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남자다운 선수는 더 다가올 것이다”라고 했다.
정확한 의미를 물었다. 그러자 김태군은 “그냥 MZ는 나한테는 안 통한다는 것이다. 자기 표현의 시대인데 그것도 줄일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을 조절해야 프로라고 생각한다. 오냐오냐 해서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군에 있으면 1군 무대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나도 자식을 키우지만 오냐오냐만 하면 못하는 행동도 잘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정확히 짚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김태군은 MZ 세대의 자유분방한 소통방식보다, 자신의 방향성을 믿고 따라와달라는 얘기다. 자신이 16년간 프로 생활을 해보니,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KIA 투수들이 그렇게 김태군과 점점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이걸 시즌 도중에 시작했으니 김태군으로서도 고충이 있었다.
그렇다고 김태군이 다른 구성원들의 말을 안 듣거나 자신의 뜻대로만 행동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 역시 철저한 반성으로 2024년 KIA가 달라지는데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군은 “내년에 KIA는 달라져야죠.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 구단이고 플레이오프에 못 나간 건 모든 선수의 마음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군은 “인터뷰를 통해, 말로 달라지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한다.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주전이면 주전답게, 백업이면 백업답게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커리어가 쌓인 선수는 커리어를 잘 쌓기 위해 야구해야 한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야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런 자신의 지론에 이의를 제기할 구성원은 직접 당당하게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태군은 “프로 생활을 16년 정도 했는데 해보니까 뒤에서 대담한 척하는 선수를 많이 봤다. 남자답게 할 말 있으면 앞에서 하면 좋겠다. 뒤에선 그렇게 안 하면 좋겠다. 모든 선수가”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김태군이 향후 2년 정도 무조건 주전으로 안방을 지켜주고, 이후 자연스럽게 리빌딩 방향으로 들어서는 게 이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신인 최대어 이상준을 뽑았고, 기대주 권혁경도 제대한다. 한준수도 성장했고 한승택과 주효상도 있다. 그때까지 KIA가 김태군의 말대로 나아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김태군에게 힘을 실어주되, 김태군 역시 효율적인 피드백을 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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