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러시아-중국의 숨통을 틔웠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벌이는 전쟁이 지구촌 수퍼파워인 미국과 대치하던 러시아와 중국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세가 민간인에게도 피해를 입히면서 전쟁과 인권탄압을 일삼아 온 독재국가들마저 훈수에 나서면서 국제정세를 복잡하고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은 단순히 지역적 혼란을 초래할 위험만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자원을 확장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고 중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WSJ는 중동 폭발의 장기적인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헤게모니를 쥔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궁극적으로 성공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예상했다. 더불어 중요한 문제는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지지가 민간인 사상자 증가로 인해 명분을 얻을 수 있는가의 여부다.
실제로 미국이 중동전쟁에 힘을 집중하면서 또다른 전선을 구축한 러시아는 격변의 확실한 수혜자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2년간 전쟁을 벌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27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자 "이 전쟁은 미국의 중동 정책이 실패한 결과"라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화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제법적으로 불법침공을 한 전쟁범죄자가 중동에 대해선 가당찮은 훈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하마스 침공이 전쟁을 촉발한 이후 첫 공개 연설에서 "문제의 핵심은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지지보다는 미국과 서방에 대한 반대를 위한 명분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목소리를 내는 것과 별개로 미국이 중동의 전쟁발발 이후 즉각 두 대의 항공모함을 파견한 것은 이 시대의 진정한 중재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증명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동의 위기가 오히려 미국의 진정한 힘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성난 이스라엘의 지상 전면전 의지를 미국은 배후에서 제압해 계속적으로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USA아시아센터의 고든 플래이크는 "중동에서도 중국의 주요 영향력은 시장 접근과 투자 접근이었고, 그것은 바로 경제력이었다"며 "하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는 아무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중국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손 넣어 가슴 만지세요"…압구정 박스女 정체는 - 머니투데이
- "국제결혼 끔찍…초4 자식들 한글도 못 떼" 현직교사 글 논란 - 머니투데이
- 강유미에 god 김태우까지…사설 구급차는 연예인 콜택시? - 머니투데이
- 이민우 "8살 때 집에 차압 딱지, 母 통곡…19살부터 가장 역할" - 머니투데이
- "자유롭지 못했다"…서태지·이지아 이혼→감금 루머 재조명 - 머니투데이
- 빽가, 연예인 전 여친 저격…"골초에 가식적, 정말 끝이 없다" - 머니투데이
- 가방순이에 전한 축의금 30만원 '증발'…"봉투 없다" 안믿는 절친 - 머니투데이
- 1심 유죄 판결에 내부결속 나선 이재명…"결코 죽지 않는다" - 머니투데이
- [TheTax]"뒤늦게 소득세 200만원 감면" 중소기업 근무자 '환호'…이유는? - 머니투데이
- '58세 핵주먹' 타이슨, 27세 제이크폴에 판정패…대전료는?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