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김하성-이정후 코리안 커넥션 만드나… 천재 타자 포기? 큰 결단 다가오나

김태우 기자 2023. 10.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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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과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재회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의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후안 소토(25‧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천재 타자 중 하나다. 약관 20살이었던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특유의 선구안과 출루율, 여기에 장타력을 더하며 단번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소토는 올해까지 빅리그 총 6시즌에서 779경기를 뛰며 타율 0.284, 출루율 0.421, OPS(출루율+장타율) 0.946을 기록했다. 30홈런과 100타점, 100득점과 100볼넷 이상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리그의 몇 안 되는 타자다. 여기에 비교적 건강하게 경력을 시작하고 있다.

원 소속팀이자 소토의 친정팀인 워싱턴이 그에게 연장 계약 제안서를 내민 건 당연했다. 구체적인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그 규모가 15년 총액 4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자체로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상위권인 계약 규모다.

하지만 소토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를 이를 비웃으며 단칼에 거절했다. 4억 달러 이상의 총액 규모가 어마어마해 보이지만, 정작 연 평균 금액으로 나누면 약 2930만 달러 수준이다. 현재 시장 규모에 미래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턱없이 낮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었다. 이는 2022년 워싱턴이 소토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런 소토는 2024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2년 전 워싱턴이 했던 그 고민을, 이제는 샌디에이고가 하고 있다. 워싱턴은 재정적으로 소토를 품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그를 트레이드했다. 샌디에이고도 마찬가지다. 소토를 FA 시장에서 잡거나 그에 앞서 연장 계약을 할 자신이 없다면 역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야 한다. 트레이드 가치는 시장에 빨리 나올수록 커진다.

샌디에이고는 소토의 거취에 대해 아직은 ‘노코멘트’에 가까운 태도다. 연장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황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이미 많은 돈을 쓴 샌디에이고는 이 멤버가 유지될 때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소토를 데리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소토를 그냥 FA 시장에 풀어줘야 한다는 위험부담도 있다. 샌디에이고는 그 사이에서 아직 확실한 노선을 정하지 못했다.

▲ 소토는 후반기 맹활약으로 자신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 올 시즌 대활약으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된 김하성
▲ 한국시리즈 뒤 본격적인 포스팅 절차를 밟을 예정인 이정후 ⓒ곽혜미 기자

가치는 여전히 높다. 사실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소토가 부진해 제 몸값을 못 받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도 있었다. 실제 소토의 올해 전반기 90경기 OPS는 0.898이었다. 개인 경력보다 못했다. 타율과 장타율이 떨어진 탓이다. 하지만 후반기 72경기에서는 2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OPS 0.966을 기록해 원래의 소토로 돌아왔다. 자연히 콧대가 높아진다. 소토와 보라스는 결국 그들이 원했던 총액 5억 달러 이상 혹은 그에 상응하는 돈을 받아낼 기세다.

이미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소토가 원하는 금액을 줄 만한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연봉조정 마지막 해인 내년 연봉조차가 관심이다. 소토는 올해 2300만 달러를 받았다. 내년에는 3000만 달러 이상이 거론된다. 그래서 현지 언론들은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소토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신 아낀 돈으로 다른 선수에 투자할 수 있다고 여긴다.

여기서 주목을 받는 선수가 김하성(28)과 이정후(25)다. 한국의 관점이 아닌, 현지의 관점부터가 그렇다. 올해 대활약을 한 김하성도 2024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소토에게 총액 5억 달러 이상을 주고, 역시 연 평균 1500만 달러 이상을 줘야 할 선수가 된 김하성까지 붙잡는 건 현재 연봉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정후 또한 연간 1500만 달러 이상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소토만 놓는다면 두 선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김하성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올해 시즌 152경기에 나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84득점, OPS 0.749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2루수, 유격수, 3루수로 고루 출전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까지 안배하는 보너스 효과까지 안겨줬다. 이제 김하성이 없는 샌디에이고 내야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시장이나 마이너리그에서 이런 효과를 주는 선수를 찾기도 힘들다. 찾는다고 해도 비싸다.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선수다. 특급 스타의 성적이 기대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기본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더군다나 젊다. 내년에 26세다. 영입하는 팀은 이정후의 전성기를 모두 뽑아 쓸 수 있다. 당연히 가치도 커진다. 현재 이정후와 연계되는 팀들이 모두 빅클럽인 건 다 이유가 있다. 웬만한 자금력으로는 이정후를 영입할 수 없을 만큼 이미 시장이 달아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 키움 시절 김하성과 이정후 ⓒ스포티비뉴스DB
▲ 샌디에이고가 소토를 포기한다면 김하성과 이정후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스포티비뉴스DB

소토가 나가면 샌디에이고는 그 대가로 많은 유망주들을 받아오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외야 한 자리는 즉시 전력감으로 채워야 하는데 젊으면서도 기량이 있는 이정후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이미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이정후를 지켜봤다. 김하성 영입 당시부터 이정후를 꾸준하게 관찰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오랜 기간, 가장 깊게 이정후를 지켜본 팀 중 하나다. 샌디에이고가 KBO리그 시장에 매우 호의적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김하성을 영입해 대박을 쳤다. 달콤한 기억이다.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뛰는 건 꿈의 시나리오다. 키움 선‧후배, 대표팀 선‧후배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상 김하성과 이정후가 테이블세터를 이룰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가 이정후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건 분명한 가운데, 우선 샌디에이고가 그들의 ‘소토 노선’을 어떻게 교통정리할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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