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덜 아픈 손가락’…비장애 형제자매, 공교육서도 ‘뒷전’
유치원 입소·돌봄 등 우선순위서 밀려
가정서도 온종일 장애 자녀 케어 집중
교육부 “특수성 고려, 우선 지원 검토”
#초등학교 3학년 발달장애 아이와 1학년 비장애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A씨. 첫째 아이의 발달장애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던 그였지만, 올해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첫째 아이에게 더 신경을 써야해서 둘째 아이의 초등돌봄을 신청했지만, 우선순위서 배제돼 번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씨의 둘째 아이는 8세 어린 나이부터 학원가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쌍둥이 장애·비장애 형제를 키우는 30대 학부모 B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유치원에 보내려고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어린이집 입소 때는 비장애 형제자매라는 이유로 우선 순위 등의 혜택을 받았지만, 유치원의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려 입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B씨는 “장애 아이는 기본적인 ‘생존’ 문제로 돌봄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어 비장애 아이는 가정에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면서 “공교육에선 맞벌이 가정조차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발달장애 형제자매를 둔 비장애 형제자매가 공교육의 각종 우선순위 등의 혜택에서 배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가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아픈 손가락’이 될 수밖에 없어 공교육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유치원의 우선모집과 방과후과정 지원 대상, 초등돌봄교실 등에서 맞벌이, 저소득층, 다자녀가정 등을 우선순위로 지정해두고 있다. 지역별이나 돌봄 종류 별 차이는 있으나, 장애 형제자매를 둔 비장애 형제자매를 우선순위로 둔 곳은 없다.
반면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의 경우에만 장애인 복지법 제2조에 따른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장애 정도가 심한 형제·자매를 둔 영유아를 입소 1순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정에서 비교적 소외될 수밖에 없는 비장애 형제자매들을 위해 공교육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진식 의왕 덕장중 특수교사(교육심리상담 전공 교육학박사)는 “비장애·장애 아동을 함께 키우는 가정에선 방과 후에 장애 아동을 케어하는 데 모든 시간이 집중되다 보니 비장애 아동을 돌보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돌봄 등에서 우선순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심각한 저출산 기조로 인해 우선순위 등 각종 혜택이 맞벌이 가정 등에 초점이 맞춰진 측면이 있다”면서 “장애·비장애 형제자매를 둔 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우선 지원 대상 등에 반영토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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