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다케미야·녜웨이핑… 세계 바둑 전설들 총집결
54세 이상 출전… 16일 개막
1970년~90년대를 주름잡던 추억의 ‘레전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명품 바둑’을 재현한다. 16일 개막식에 이어 17일부터 베이징 한국문화원서 한 중 일 3국 대항전으로 열리는 제1회 백산수배 시니어최강전이다.
대회 콘셉트와 방식은 함께 개막한 25회 농심배와 같다. 한 중 일 3국이 삼각 토너먼트를 펼쳐 최종 생존자가 남은 팀에 우승이 돌아간다. 각국서 대표 4명이 출전한다는 점이 농심배(5명)와 다를 뿐이다. 1969년 이전 출생자(54세 이상) 기준에 맞춰 각국이 엄선한 선수들 면면은 화려함의 극치다.
한국은 조훈현(70), 서봉수(70), 최규병(60), 유창혁(57)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연령 제한으로 이창호(48)가 빠졌을 뿐, 한국 바둑의 세계 정복에 주춧돌 역할을 했던 주역들이 망라됐다.
조훈현은 세계 메이저 우승만 9번을 해냈고 전관왕 3회, 최고령 세계 우승(49세 10개월·제7회 삼성화재배) 등 그야말로 전설의 보고(寶庫)다. 서봉수는 제2회 잉씨배 제패(93년), 농심배 전신인 진로배 마지막 대회(97년) 9연승 등 불멸의 역사를 쌓아온 인물이다.
유창혁은 후지쓰배 두 차례, 잉씨배 삼성화재배 춘란배 LG배 각 한 차례 등 메이저 정상에 여섯 번이나 올랐다. 최규병은 학업을 위해 오랫동안 바둑계를 떠났던 탓에 경력 면에서 이들에게 뒤지지만 맥심배(2000년), 대주배(2019년) 우승으로 바둑 명가 출신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세계 대회 여명기인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자타 공인 바둑 최강국이었던 일본은 당시 주역들로 팀을 꾸렸다. 후지쓰배 1~2회 대회 2연패에 빛나는 ‘우주류’ 다케미야(72)를 선봉으로 요다(57), 야마시로(63), 히코사카(61) 등 맹장들이 대기하고 있다.
중국은 원로 녜웨이핑(71)이 주축이다. 바둑 국제화 시대가 본격화되기 전 중일 수퍼대항전서 11연승, 중국의 대역전승을 이끌어 ‘철의 수문장’으로 불렸던 주인공이다. 마샤오춘(59), 류샤오광(63), 차오다위안(61)이 뒤를 받친다.
상대 전적을 살펴보면 조훈현은 녜웨이핑에게 13승 6패로 앞선 반면 다케미야에겐 3승 8패로 뒤져 있다. 서봉수는 녜웨이핑전 5승 2패, 다케미야전 3승 1패로 우세한 대신 요다에겐 1승 4패로 안 좋았다.
유창혁은 류샤오광과 마샤오춘을 각각 4대0, 8대 2로 압도해왔지만 요다에겐 17판을 겨뤄 7승에 그쳤다. 최규병은 중국 차오다위안에게 2전 2승, 녜웨이핑에겐 2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하향 곡선을 타는 바둑 특성상 과거 전적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짧은 제한 시간(40분·1분 초읽기 1회)도 변수다.
백산수배 우승 팀 상금은 1억8000만원이며 2, 3위 팀에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는다. 한편 한국이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제25회 농심배도 함께 진행된다. 한국의 올해 라인업은 신진서(23) 박정환(30) 변상일(26) 원성진(38) 설현준(24)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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