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크기 가속기서 탄소 원자 光速으로 올려 암 덩어리 정확히 저격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축구장 크기 가속기 안에 넣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암세포에 조사(照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의 중입자 치료센터 지하에는 원형 트랙 모양 ‘중입자 가속기’가 설치돼 있다. 병원 관계자는 “탄소 원자를 넣고 가속해 빛의 속도의 70% 수준까지 속도를 올려 치료실로 보내면, 암 환자에게 쏘아 암세포를 정밀 타격한다”고 말했다.
중입자는 암 환자 몸에 들어갈 때는 에너지가 낮아서 정상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암 덩어리에 도달하면 에너지가 폭발해 암 덩어리만 효율적으로 파괴한다. 일반적인 방사선 암 치료기나 양성자 치료기보다 암세포만 더 정밀하게, 더 강도 높게 타격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고 올 4월부터 중입자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 최모(64)씨의 몸에서 암 조직이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국내에서 처음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로, 주변 장기 손상 같은 후유증도 없어 현재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를 받기 전 최씨의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는 7.9ng/mL로 정상 수치(4ng/mL)의 2배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말부터 일주일에 3~4번씩 총 12번의 중입자 치료를 받은 뒤 PSA 수치가 0.01ng/mL 이하로 떨어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최씨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암 조직이 발견되지 않았고, 중입자 치료에 따른 주변 장기 손상도 없었다”고 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중입자 가속기 도입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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