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 땐 큰 실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미 CBS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점령(occupy)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을 지지하는가”란 질문을 받고 “하마스의 극단적 분자들이 팔레스타인 사람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의 발언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후 전쟁이 발발하고 이스라엘이 지상군 가자 지구 투입을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가자 지구는 (초토화돼) 천막만 남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천명한 우방 이스라엘을 무턱대고 지지할 수만은 없는 미국의 미묘한 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바이든은 공습으로 수많은 민간인을 죽인 하마스를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해 왔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북쪽의 (레바논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 남쪽의 하마스 극단주의자를 제거해야 한다”고 밝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아예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군의 지상군 지원은 “불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CBS는 바이든의 발언이 “미국의 기조인 ‘두 국가 해법’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쟁이 격해지고 이란 등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참전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경우 협상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공존하도록 공을 들여온 미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인·군인 사상자가 크게 불어나고 인도주의적 비극이 심해질 위험이 커지는 것도 미국에는 부담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 후 현재 가자 지구를 외부와 연결해 구호 물품이 들어갈 유일한 통로인 이집트·가자 국경의 ‘라파 관문’을 일시적으로 개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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