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투하 가능 美 폭격기, 이번주 국내 첫 착륙...한미일 첫 공중 훈련도 추진

노석조 기자 2023. 10. 1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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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 핵우산 강화 조치

미국 전략폭격기 B-52 스트래트포트리스(Stratofortress·하늘의 나는 요새)가 이번 주 한반도에 전개돼 한미 공군기지에 착륙한다. 미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핵무장이 제한되는 B-1B가 2016년 오산기지에 착륙한 적은 있지만 핵미사일 투하가 가능한 미 전략자산 B-52가 한반도에 ‘터치타운(touchdown)’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별도로 한미는 일본과 3국 연합공중훈련도 계획 중이다. 한·미·일이 대북 미사일 방어훈련·대잠수함 작전 등 해상에서 손발을 맞춘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공중에서는 전례가 없다. 지난 4월 한미 워싱턴 선언, 지난 8월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 등에 따른 대북 핵우산(확장억제) 강화 조치로 풀이된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B-52는 이번 주 초 한반도에 전개돼 한미 전투기와 편대 비행을 하고 강원도 상공에서는 북한 핵심 시설을 정밀 폭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B-52 무장 여부는 보안 사항”이라면서도 “이번 훈련의 주 목적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명한 전략적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B-52는 1955년 실전 배치 이후 처음으로 국내 기지에 착륙한다. 미군은 이 광경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미군 소식통은 “올해 70주년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리고 앞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란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B-52는 이달 17~22일 개최되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아덱스(ADEX)’에도 행사장 상공을 비행하는 방식으로 참가한다. B-52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 공군의 대표적인 전략폭격기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전략 자산으로도 꼽힌다.

이런 가운데 한미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통합막료부 관계자는 최근 실무 회의를 갖고 한·미·일 연합공중훈련 실시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연내 B-52나 B-1B 등 미 전략폭격기가 동북아 지역에 전개되면 한국 전투기와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좌우에서 편대 비행하는 모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 전략폭격기는 한국 영공과 방공식별구역(ADIZ)에서는 한국 전투기와 주한미군 전투기와 같이 날고, 일본 쪽에서는 자위대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 한·미·일은 한일의 ADIZ가 중첩되는 구역 등으로 연합공중작전 위치를 정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한·미·일 공중연합훈련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해협 위기 등으로 정세가 악화하면서 발 빠르게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북·중·러 군사훈련을 검토 중이라는 첩보를 공개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 정부가 공개한 북·러 무기 거래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언급하며 “컨테이너 적재량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탄의 양으로 수십만 발에 해당하는 막대한 분량”이라고 말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등 7차 핵실험, 대남 국지 도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면서 “사상 첫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은 대북 억제 효과를 증대해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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