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침체로의 티핑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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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회장은 월가에서 가장 강력한 금융권력을 상징한다.
이는 그가 단지 세계 최대 금융그룹의 CEO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샤프는 다이먼이 시티그룹에서 일할 때부터 수제자로 조련을 받았다.
그런데 탁월한 능력과 통찰력을 갖춘 다이먼 회장이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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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회장은 월가에서 가장 강력한 금융권력을 상징한다. 이는 그가 단지 세계 최대 금융그룹의 CEO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영향력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JP 모건을 1위 은행으로 키워낸 능력에서 나온다.
다이먼의 능력이 은행의 덩치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웰스파고 은행 CEO인 찰스 샤프다. 샤프는 다이먼이 시티그룹에서 일할 때부터 수제자로 조련을 받았다. 다이먼이 쫓겨났을 때에도 같이 짐을 싸 고락을 함께 했다.
지난주 JP 모건과 웰스파고는 나란히 실적을 발표했다. 둘 다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실적을 보였다. 반면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시티그룹의 영업전망은 밝지 않았다. 샤프의 웰스파고가 시티를 제치고 3대 은행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탁월한 능력과 통찰력을 갖춘 다이먼 회장이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다. 최근 몇십 년 가운데 가장 위험한 시기가 닥쳐왔다는 경고였다. 그 위기의 배경으로 그는 지정학적 위기와 더불어 폭증하는 국가채무와 재정적자를 들었다.
미국 국가채무는 33조 달러를 넘어섰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40% 늘어났고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3배 증가했다. 나랏빚이 늘어나는 원인은 재정적자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과 2021년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총 6조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재정적자는 2022년에도 1.4조 달러에 이르렀고 금년에는 1.7조 달러로 오히려 늘어났다. 재정적자로 인해 부족해진 예산은 국채를 발행해 메워야 한다. 이를 반영해 금년 3분기까지 미 국채 발행액은 1.7조 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경제학자는 국채발행 증가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하자 채권시장에서는 안정희구 심리가 번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그런데 그 후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가시화하자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는 이상 기류가 흘렀다. 안정자산으로 각광받던 미 국채 수익률이 다시 급등했다. 미 장기국채의 매각입찰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이런 반응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미국 재정적자와 나랏빚의 급증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기가 지표상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데도 다이먼 회장과 채권시장은 왜 이렇게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빚에 의존한 경제성장이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는 재정적자가 증가한 원인을 보면 알 수 있다. 적자폭의 증가가 정부가 지출하는 국채 이자비용의 급증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금년 미 정부의 이자비용은 전체 예산의 14%에 이르렀다.
향후 이자비용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는 국채발행을 증가시켜 고금리를 고착화할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하와 관계없이 장기금리가 당분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 미 채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현재가 침체로 진입하는 티핑 포인트일 수 있는 이유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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