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러 컨테이너 1000개 무기 거래, 우리에게도 심각한 안보 위협

조선일보 2023. 10. 1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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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규모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NSC는 러시아 선박이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운송하는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뉴스1

북한이 지난달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탄약과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보낸 사실이 미 백악관 발표로 드러났다. 미국이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김정은이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하기 전 나진항을 거쳐 군사 물자가 실린 컨테이너를 넘겨주었고 이후 러시아 철로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90km 떨어진 곳까지 옮겼다.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약속받았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지원을 했을 것이다.

김정은은 2021년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 추진 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 전략 무기 보유 등의 ‘5대 과업’을 제시했다. 러시아에 탄약 등을 보내는 대가로 5대 과업과 관련한 기술을 전수받으려 한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올해 두 차례 정찰 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을 위해 러시아가 북한을 위해 위성을 쏴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북한에 최신 전투기와 첨단 정찰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의 대북 군사 지원은 우리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정부는 한국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 문제라는 사실을 러시아에 경고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러·북 두 불량 국가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어겨가며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해치고 있음을 알리고, 미국은 물론 우방 국가와 네트워크를 더욱 철저히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불량 국가들의 위험한 무기 거래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주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어쩌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남의 일’이 아니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위험한 안보 환경에 처해 있음을 모든 국민이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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