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최강 전력… 세계가 주목하는 방산기술 다 모였다
22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서 개최
세계 35개국 550개 업체 참여… 국산 전투기 KF-21 실물도 전시
올해 수출고 200억 달러 넘을 듯
22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ADEX 2023은 1996년 ‘서울 에어쇼’로 출발한 이후 2009년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해 격년제로 개최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항공우주방산 전문 종합 무역 전시회다. 국내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생산 제품의 수출 기회 확대와 해외 업체와의 기술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주최 측은 올해 전시회를 ‘K-방산’의 달라진 위상을 대내외에 확인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2025년 ADEX를 ‘세계 3대 에어쇼’로 도약시키는 발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역대 최대 규모, 35개국 550개 업체 참가
참가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실내 전시 부스와 야외 전시장 공간도 크게 확장됐다. 2260개의 실내 전시관 부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신소재와 전자 제어 등의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된 최신 항공기와 우주 및 지상 장비 등이 선보이게 된다.
특히 2019년 ADEX 당시 모형 기체가 전시됐던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의 실물 기체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야외 전시가 되고 시범 비행까지 나설 예정이다.
공항 활주로에 마련된 약 11만 m² 규모의 야외 전시장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FA-50 국산 경공격기와 F-35A 스텔스전투기 등 항공기 47종 55대를 비롯해 K-방산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 40종 40대의 지상 장비가 전시된다. 행사장 상공에서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와 민간 초청 곡예비행팀의 곡예비행도 펼쳐진다.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군도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에 나선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스텔스전투기를 비롯해 FA-18G 전자전기 등 해외 미군 기지의 핵심 항공 자산과 주한미군의 지상 장비가 처음으로 ADEX에 전시될 예정이다.
민수 분야에서는 신개념 교통 시스템인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도 소개된다. 정부는 2035년까지 위성 8기로 구성된 KPS를 구축해 한반도 인근에 초정밀 위치, 항법, 시각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KPS 사업은 6만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7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는 물론 자율주행 드론,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진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발사체 실물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가 지난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한 저궤도 시험발사체 ‘한빛-TLV’와 페리지의 ‘블루 웨일 1.0’의 실물이 야외에 전시된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우주와 항공에 대한 꿈을 키우고 국가안보와 방위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Student Day(20일 오후 1∼5시)’를 운영하고 주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의 장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종호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장은 “주요국의 방산 전시회와 에어쇼가 저성장 또는 침체하는 반면 서울 ADEX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종합 방산 전시회로 손꼽힌다”며 “세계 3대 에어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군 수뇌부와 고위 관료, 바이어 등 전문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일반 관람객의 편의 제고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3박자 갖춘 K-방산 200억 불 수출 ‘정조준’
국내 방위산업은 반세기 역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안보의 경제적 도전을 헤쳐가면서 질적, 양적으로 도약을 거듭해왔다. 특히 지난해 폴란드와의 대규모 수출 계약 등 유럽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명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방산 수출 규모도 지난해 173억 달러(약 23조 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올해는 200억 달러(약 26조70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이 올해 2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할 경우 이탈리아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무기 수출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우수한 성능과 뛰어난 기동성을 갖춘 K2 전차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독일의 레오파르트 전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고, 일부 성능은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K2 전차 820대를 폴란드에 납품하는 2차 총괄계약도 차질 없이 이행해 동유럽 등 주변국에 한국산 무기의 신뢰성을 제고함으로써 수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일각에선 K-방산의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유럽의 방산 강국들이 급성장하는 한국 방위산업에 경계심을 드러내는 한편 견제 행보에 속속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지체상금(납기지연 벌금) 등 방산 관련 규제가 세계 수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K-방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국내 방위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하려면 민관군학이 연계된 범국가적 차원의 지식 기반 및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탈바꿈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을 인공지능(AI)과 드론, 로봇,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을 접목한 국가 종합 산업으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연구 인력과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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