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피카츄’ 보려고 줄서요

허윤희 기자 2023. 10. 1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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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고흐미술관 50주년
日 애니 ‘포켓몬스터’와 컬래버
빈센트 반 고흐의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1887·오른쪽)을 패러디한 ‘피카추 자화상’. /반고흐미술관

네덜란드 반고흐미술관에 피카츄가 나타났다. 회색 모자를 눌러쓴 고흐 자화상 앞에서 피카츄가 쓱싹쓱싹 붓질을 하니, 어느 순간 고흐 얼굴이 귀여운 피카츄 자화상으로 둔갑한다.

명화와 게임 캐릭터가 만난 이 전시에 전 세계 덕후들이 몰려들었다. 세계 최대 반 고흐 컬렉션을 자랑하는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내년 1월 7일까지 여는 ‘포켓몬×반고흐’ 협업 전시다. 전시장에 줄이 길게 늘어서고, 관련 굿즈는 첫날 완판됐다. 피카츄가 화가로 깜짝 등장한 홍보 영상은 미술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좋아요’ 27만8000개가 달렸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침실'(1889)이 포켓몬 캐릭터인 '잠만보'와 '먹고자'의 침실로 변신했다. /반고흐미술관

대표작은 회색 모자를 눌러쓴 ‘피카츄 자화상’. 고흐의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1887)을 패러디해 일본 작가가 눈을 동그랗게 뜬 피카츄를 고흐 특유의 강렬한 붓 터치로 그렸다. 고흐가 자신의 방을 그린 ‘아를의 침실’(1889)은 포켓몬 캐릭터인 ‘잠만보’와 ‘먹고자’의 침실로 변신했다.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는 잠만보와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입을 앙증맞게 벌리고 감자를 먹는 먹고자, 탁자 위에 놓인 포켓몬볼, 창문 밖에서 빼꼼 얼굴을 내민 ‘푸린’ 등 디테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람객들에게 피카츄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고흐와 일본 예술과의 관련성을 설명하는 온라인 강좌도 마련됐다. 포켓몬을 보고 즐기며 자란 MZ세대를 대상으로 거장의 예술 감성을 친근하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미술관은 “포켓몬은 일본 대중 문화의 아이콘이고, 일본 판화는 고흐에게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다”며 “젊은 세대가 고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협업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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