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세액공제 혜택 84% 수도권 독식…부산은 1.6%뿐(종합)
- 2년간 통합투자세액공제 혜택도
- 큰기업 집중된 수도권 80% 몰려
- 내년 국세 감면액 7조 이상 증가
- 혜택 대부분 수도권이 가져갈 듯
- 인력유출 심각 ‘빈 일자리’ 급증
부산지역 경제 주체인 기업의 위기는 고물가·고금리와 같은 악재 외에도 수도권 집중이나 고용 침체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의 어려움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세액공제 혜택도 수도권 쏠림
고질적 수도권 집중 현상은 감세 혜택 현황을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이 16일 공개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 2년간(2021~2022년) ‘통합투자세액공제’에 따른 법인세 감면액은 총 1조93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1%에 해당하는 1조5480억 원 감세 혜택은 서울(3351억 원, 17.3%) 경기(1조1615억 원, 60.1%) 인천(514억 원, 2.7%) 기업에 돌아갔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정부가 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2020년 세법 개정으로 신설한 제도다. 기업이 시설에 투자하면 투자 금액의 일부를 법인세나 소득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부산은 303억 원(9위)으로 고작 전체(1조9337억 원)의 1.6% 혜택을 받는 데 그쳤다.
기업의 연구·개발(R&D)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 공제 혜택도 수도권이 사실상 독식했다. 지난해 해당 세액 공제 혜택은 총 3조6173억 원이었는데 이 중 84.0%(3조377억)가 수도권 몫이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1조9303억 원(53.4%)으로 1위였고, 서울(9676억 원, 26.7%)과 인천(1398억 원, 3.9%)이 뒤를 이었다. 부산은 574억 원(9위)으로 역시 1.6%에 머물렀다.
각종 세액 감면 혜택이 수도권에 몰린 것은 주요 기업이 서울 경기 등에 집중된 영향이다. 지난해 법인세 신고법인 총 98만2456곳 가운데 30.5%(29만9581곳)가 서울 소재 법인이다. 이들 서울 기업이 낸 법인세액은 총 45조342억 원으로 전국 전체 부담세액(87조7949억 원)의 51.3%다. 한 의원은 “균형 발전 촉진을 위한 근본적 세제 개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요 업종 ‘빈 일자리’ 급증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고용시장은 침체 늪에서 허덕인다. 특히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돼 지역에서는 마땅한 인력을 찾기 어려워 ‘빈 일자리’가 늘고 있다.
숙박·음식업과 조선업 등에 어려움이 집중된다. 부산 중소형 선박 제조업체 A 사는 배를 만들 사람이 없어 애 태운다. A 사 관계자는 “용접공 등의 단기 수급 불균형이 심해 웃돈을 얹어줘서라도 다른 회사에서 빼와야 하는 실정”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배정 인원을 확대해준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적기에 충원되지 않아 인력난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제3차 빈 일자리 해소 방안’ 자료를 보면 부산 숙박·음식업 빈 일자리 수는 2019년 537개, 2022년 940개에서 올해 1~8월 2212개로 급증했다. 국제행사 개최와 관광 활성화 등으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났지만 인력 공급은 제대로 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이에 정부는 부산지역 빈 일자리 지원 분야로 ▷숙박·음식업 ▷뿌리산업 ▷조선업 등 3개 업종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부산지역 관광·마이스(MICE) 정규직 입사자(만 35세 이상)를 대상으로 ‘빈 일자리 취업 지원금’ 150만 원을 최장 12개월간 주는 등 지원에 나선다. 다만 이런 방안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은 “기업 등의 수도권 쏠림을 해소하지 못하면 지역 불균형은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조세 지출 예산서’를 보면 비과세·감면을 통한 국세 감면액은 올해 69조5000억 원에서 내년 77조1000억 원으로 7조6000억 원 늘어난다. 그동안 세제 감면액의 80%가량이 수도권에 몰렸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감세 혜택 대부분이 다시 수도권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회장은 “코로나19 당시 지역 기업들이 일거리가 없는데도 회사 문을 닫지 않으려고 대출로 버텼다. 이후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정부가 정책자금을 풀어주고 우수 인재가 지역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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