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도전 정신… 숨은 매력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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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안도 밖도 없는 사막에 어느 날 검은 기름이 솟아난다.
이 기름을 탐내는 이들이 몰려와 모래 위에 선을 긋고, 사막은 우스꽝스러운 땅따먹기의 장이 된다.
이라크 모술 인근 어느 마을 어린이들의 연기와 목소리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작가 프란시스 알리스의 '모래 위 선'(2018∼2020년)이다.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을 지난달 22일 서울도, 미술관도 아닌 강원 강릉의 신영극장에서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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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을 지난달 22일 서울도, 미술관도 아닌 강원 강릉의 신영극장에서 감상했다. 신영극장은 2012년 개관한 강원 지역 내 유일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다. 이 극장을 비롯한 강릉 곳곳에서 재단법인 파마리서치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2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GIAF) ‘서유록’이 열리고 있다.
서유록은 1913년 강릉에 살던 52세 여성 김모 씨가 서울을 돌아본 37일간의 여정에 대한 한글 기록이다. 박소희 예술감독은 “김 씨가 특히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해 인상 깊었다”며 “서유록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전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제55회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티노 세갈을 비롯해 홍순명, 이우성, 고등어, 양자주, 로사 바바, 박선민, 임호경, 송신규, 흑표범 등이 참가한다. 강릉시립미술관은 물론이고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옥천동의 1950년대 양곡 창고, 동부시장 등 관광객이 알기 어려운 매력적 장소에 작품이 설치됐다. 29일까지. 무료.
강릉=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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