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화물 중개시장 잡아라”… ICT기업들 본격 경쟁

지민구 기자 2023. 10.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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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플랫폼 기업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ICT 업계에 따르면 기존 미들마일 시장에선 운송 중개 업체 직원이 차주와 전화로 소통하면서 담당 화물을 배정했다.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인 '화물맨'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기술을 탈취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1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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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디지털 불모지’로 불려
LGU+ 플랫폼 ‘화물잇고’ 이달 출시
KT ‘브로캐리’ 작년 750억원 매출
SK ‘티맵화물’ “3년내 기업가치 1조”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규모가 40조 원에 이르는데도 여전히 수작업으로 일을 처리해 이른바 ‘디지털 불모지’로 불려온 영역이다. ICT 기업들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포착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화물 접수부터 운송과 정산까지 중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신사업 ‘화물잇고’를 이달 중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판매 업체가 제품을 물류센터까지 보내는 중간 물류 과정인 ‘미들마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시장은 대형 택배 업체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미들마일 시장은 상대적으로 대응 속도가 느렸다.

ICT 업계에 따르면 기존 미들마일 시장에선 운송 중개 업체 직원이 차주와 전화로 소통하면서 담당 화물을 배정했다. 운행거리나 운송료 등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모아둔 시스템도 없었다. 이 때문에 화물 배차 오류가 발생해 제품 판매 업체와 화물 차주의 분쟁으로 이어지거나 운송료 정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판매 업체가 전용 온라인 시스템에서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직접 이를 선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과거 운송 이력 등을 기반으로 적정 요금을 측정해 제시하고 화물의 실시간 운송 현황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와 협력을 통해 30일 넘게 걸리던 운송료 정산을 운전자가 운행 다음 날 입금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실증 사업에 참여한 강동물류의 최승락 회장은 “기존에는 화물차 운행 결과를 엑셀로 정리했는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니 업무량과 소요 시간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운송 시장 규모’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2020년 기준 국내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약 37조 원이었다. 디지털 전환이 더뎠던 시장이다 보니 ICT 업체들의 경쟁이 앞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KT가 디지털 물류 전문 업체 롤랩과 출시한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브로캐리’는 지난해 7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잡은 상태다. 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는 2026년까지 화물 분야에서만 최소 1조 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는 성장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화물잇고를 통해 3년 안에 연간 15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국내 1위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도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 중개 서비스 명칭을 ‘카카오T 트럭커’로 정했다.

주요 ICT 기업이 화물 중개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소 사업자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인 ‘화물맨’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기술을 탈취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1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1년 4월경 화물맨 인수를 추진하다가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자 기술을 탈취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당시 화물맨이 사업 실사 대상 범위를 직접 정했으며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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