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SNS 폐해 신체이형장애 예방하려면

윤성호 파라디아성형외과 원장 2023. 10.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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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파라디아성형외과 원장

전업주부인 30대 A 씨는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며 아침부터 한숨을 푹푹 내쉰다. 자신과 똑같이 초등 남매를 키우는 동갑내기 인플루언서의 20대 못지않은 피부와 몸매, 아름다운 외모가 부럽기도 하고 자신과 비교되어 우울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SNS에서 자신보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에게 누구나 부러움을 느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비교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우울감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외모에 대한 집착과 강박에 빠지게 되면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까지 겪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그림= 서상균 기자


신체이형장애는 특별한 결점이 없는 정상적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는 것처럼 여겨 신체의 특정부위를 혐오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완벽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미국영화배우 메간 폭스도 어린 시절부터 신체이형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셀카가 일상화되면서 인물사진에 포토샵 기능을 간단히 적용한 사진 보정 앱이 인기다. 주로 젊은 층이 이용하는 이미지 위주의 소셜미디어에 포스팅된 사진 대부분은 실제 그대로가 아닌 보정되거나 연출된 이미지로, 변형된 디지털 가상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얼굴은 작고 갸름하게, 눈·입술은 또렷하고 선명하게, 피부·치아를 하얗게, 잡티 없이 매끈한 피부 질감으로 만들어주는 사진 보정은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면서 SNS 사용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해 비현실적인 외모를 동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즘엔 보정앱으로 완벽하게 보정된 자신의 모습을 동경해 똑같이 수술해 달라는 요구도 있다. 포토샵으로 완벽하게 보정된 화면 속 얼굴을 자신의 이상적 얼굴로 집착하는 것은 거울에 비치는 실제 자기 얼굴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는 신체이형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신체이형장애 환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를 타인과 비교하고 남들은 알아차리지도 못할 사소한 외모의 특징을 확대 해석해서 집착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안감과 우울감에 빠진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의학협회 논문에 따르면 SNS 발달 등 환경적 영향으로 보정된 이미지는 현실과 비현실 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제거해야 할 결함으로 집착하게 만드는 정신질환인 신체이형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영국의 한 의원은 SNS 유료 게시물에 사용되는 사진에 대해 포토샵·보정 앱을 사용한 것을 명시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안해 화제를 모았는데, 사진 보정에 대한 규제를 통해 사회에 자리 잡은 잘못된 미의 기준을 바로 잡아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젊은 층은 SNS 노출이 많으므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나 기준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SNS상에서의 사진 보정에 대한 경고나 법적 규제를 제기한 적은 없으나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신체이형장애 환자 대부분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므로 정신건강의학과보다 성형외과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체이형장애 환자는 근본적으로 외모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성형수술로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라고 생각했던 신체부위를 성형하면 또 다른 곳에 불만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는 수술로 성형중독이 되기 쉽다. 성형중독에 빠지는 사람 중에 성형만 하면 모두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만 외모를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성형에 대한 결정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쉽고 간단해 보이는 수술이라고 해도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형수술을 받기 전에 왜 그 수술을 하려는 것인지 신중히 생각하고, 수술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자격을 갖춘 성형외과전문의를 선택해 충분히 상담한 뒤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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