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엔비디아 대신 우리가 AI 칩 만들자”
MS(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 달 열리는 연례 행사 ‘이그나이트 콘퍼런스’에서 자체 개발한 첫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개한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가 공개할 AI 칩 이름은 ‘아테나’로, 챗GPT처럼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구동에 최적화됐다. MS는 이 반도체 개발을 위해 미국 반도체 회사 AMD와 협업했고,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AI를 개발하고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AI 반도체 품귀가 이어지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미국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A100′과 ‘H100′이 시장의 90%를 독점한 상태다. 두 제품 모두 개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고 주문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AI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 빅테크의 전례 없는 반도체 개발 러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벌이고 있는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쟁은 물론 메모리 반도체 시장 판도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 GPU 너무 비싸고 부족”
챗GPT를 개발한 미국 오픈AI도 자체 AI 반도체 제작을 추진한다. 로이터·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전문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 인수를 위해 후보 기업 리스트를 추린 상태다.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은 “AI 반도체 품귀로 챗GPT 성능 개선에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챗GPT의 사용자가 늘어나고 성능이 좋아질수록 필요한 AI 반도체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 분석에 따르면, 챗GPT 사용 규모가 구글 검색의 10분의 1에 도달하면 481억달러 규모의 AI 반도체가 필요하다. 한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자체 개발에 성공하면 이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의 수요와 다양한 용도를 겨냥해 제작한 엔비디아 GPU와 달리, 테크 기업은 쓸모없는 기능은 빼고 자체 서비스와 목적에 최적화된 반도체만 만들면 된다. 이 경우 생산 비용은 물론 전력 소모 같은 운영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테슬라가 자율 주행 AI 구동을 위해 자체 설계한 칩 ‘D1′은 엔비디아 칩과 비교할 때 성능은 같지만 비용은 4분의 1에 불과하다. 구글도 지난 8월 최신 AI 칩 ‘TPU v5e’를 공개했다. 최신 TPU의 성능은 종전 칩 성능의 2배 이상이고, 비용은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아마존(AWS)도 AI 칩 ‘인퍼런시아’와 ‘트레이니엄’을 자체 개발했다.
◇AI 반도체 위탁 생산 삼성전자, HBM 강자 SK하이닉스
테크 기업들의 AI 반도체 개발 전쟁은 파운드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전량 TSMC가 생산한다.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 지난 6일엔 또 다른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런트의 최신 AI 반도체 위탁 생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짓고 있는 텍사스 테일로 공장의 4나노 최신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빅테크들도 자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HBM은 AI 반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고용량·고속 특화 메모리로 AI 반도체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인 HBM3E를 지난 8월 공개했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보다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은 HBM이 반도체 산업 부흥기에 수익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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