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 생활하며 매일 라운딩… 국내 첫 ‘골프 레지던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차로 40분쯤 달려 도착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올림픽CC. 평일인데도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었고, 티오프를 위해 카트에서 준비 중인 대기팀도 많았다. 클럽하우스 주차장 한켠에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6층짜리 신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달 초 문을 연 ‘더 커뮤니티 에이(A)’. 국내 최초로 골프와 시니어 레지던스를 결합한 신개념 주거 모델이다. 올림픽CC 7번 홀과 8번 홀을 끼고 지었다. 총 193실 규모로 최근 임대 분양을 시작했다.
3층 로비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오른편으로 호텔식 대형 레스토랑과 라운지, 와인 바가 나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5 규모 4레인 수영장과 스파, 사우나, 트랙맨 시설을 갖춘 골프연습장이 있었다. 가족과 지인이 함께 즐기는 미니 극장과 파티룸, 노래방도 보였다. 4층에는 요가룸과 피트니스센터, 배드민턴장, 테니스코트도 만들었다. 안구철 더 커뮤니티 A 이사는 “웬만한 커뮤니티 시설은 다 갖췄다”면서 “외부에 나가지 않고도 1년 내내 호텔식 생활과 골프를 맘껏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광화문이 차로 40분…자연환경도 좋아
국내에도 골프장 내 주거형 시설이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도심에서 멀다. 개인을 위한 단독주택이거나 잠시 머물고 가는 콘도, 이른바 골프텔이 대부분이다.
더 커뮤니티 A는 콘셉트부터 전혀 다르다. 시니어들이 골프를 매개로 거주하면서 함께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장(마이애미)과 리비에라 골프장(LA)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두 골프장은 시내와 가까워 시니어들이 도심 생활을 즐기면서 회원간 커뮤니티도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안 이사는 “우리나라도 이제 매년 100만명 이상이 은퇴하는 시대를 맞았다”면서 “시니어들이 품격있는 커뮤니티 시설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휴식도 하고, 건강도 회복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든 국내 최초 골프 레지던스”라고 했다.
더 커뮤니티 A는 도심 접근성이 좋다. 차량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40분, 강남에서 1시간이면 각각 도착할 수 있다. 자연 환경도 뛰어나다. 객실에서 골프장 페어웨이, 멀리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도 손에 잡힐 듯 보인다.
◇골프장 우선 예약…편의시설도 무료 이용
더 커뮤니티 A시는 기존 실버타운과도 다르다. 더클래식500(서울)·노블카운티(경기 용인) 등 국내에서 잘 알려진 정통 실버타운은 골프장이 없다. 도심 속 제한된 공간이어서 편의시설도 풍부하지 않다. 더 커뮤니티 A는 총 14만평 규모 올림픽CC를 끼고 있다. 레지던스를 분양받으면 예약 우선권을 주고 그린피도 대폭 깎아준다. 1988년 개장한 올림픽CC는 국내 1호이자, 명문 퍼블릭 골프장으로 꼽힌다. 미국 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임성재 선수 등이 연습장으로 쓸만큼 골프장 관리와 입지가 좋다.
더 커뮤니티A는 여가 공간도 많다. 전체 연면적만 2만평에 달한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과 맞먹는다. 골프연습장·수영장 등 모든 체육시설을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와인바·컨퍼런스룸·파티룸 등 여가시설에 가족이나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언제든지 초대가 가능하다. 지난달 계약한 한 대기업 이사는 “서울에서 가깝고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은퇴 후 삶을 설계하고 싶었다”며 “직장 선후배나 지인을 회원 자격으로 초청해 라운딩과 식사도 대접할 수 있어 은퇴 후에도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고 했다.
더 커뮤니티A는 정년을 앞두거나 은퇴한 60~75세 신중년을 위한 골프 레지던스다. 하지만 30~40대 전문직 종사자도 관심을 둘만하다.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 퇴근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 골프와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기존 집 임대놓고 2년쯤 살아볼까?
더 커뮤니티A는 회원 주거용 156실과 일반 콘도형 37실이 있다. 공급면적 80㎡ 70실, 106㎡ 82실, 172㎡ 4실이다. 모두 풀 옵션이다. 80㎡는 보증금 2억원, 월 관리비 275만원이다. 보증금 6억원을 내면 월 관리비는 140만원으로 줄어든다. 106㎡는 보증금 5억원에 월 270만원이다. 식사와 골프 이용 횟수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는다. 기본 계약은 1년이다. 원하면 2년까지 가능하다. 안 이사는 “서울·수도권 거주자 중 아파트를 팔지 않고 임대 놓은 뒤 2년 정도 살아보려는 초기 은퇴자들이 많다”며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나 임원 중심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명보호, 요르단·이라크 무승부로 승점 5 앞서며 독주 체제
- 한국, 1년 만 美 ‘환율 관찰 대상국’ 복귀...수출 늘어나며 흑자 커진 영향
- “김정은도 그를 못 이겨”... 이 응원가 주인공 황인범, 4연승 주역으로
- 트럼프, 월가 저승사자에 ‘親 가상화폐’ 제이 클레이튼 지명
- 앙투아네트 단두대 보낸 다이아 목걸이…67억에 팔렸다
-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주초 주유엔 이란 대사 만나
- [Minute to Read] S. Korean markets slide deeper as ‘Trump panic’ grows
- [더 한장] 새총 쏘고 중성화 수술까지...원숭이와 전쟁의 승자는?
- 먹다 남은 과자봉지, 플라스틱 물병 한가득…쓰레기장 된 한라산 정상
- 트럼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