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자 재점령은 안 돼”…이, 봉쇄 잠시 풀고 공세조절(종합)
- 이, 가자 남부지역 물 공급 재개
- 주민 “떠들썩한 선전” 반응 냉랭
- 이·하마스, 임시휴전 보도 부인
- 양측 누적 사망 4100명 넘어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민간인 대참사와 중동전쟁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공세 조절론’이 고개를 든다. 인도주의적 위기 비판이 확산하자 이스라엘이 봉쇄한 가자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AF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계속되는 가자지구 봉쇄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자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에 끊었던 물 공급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15일(현지시간) “물 공급 재개는 민간인들이 가자지구 남부로 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논의 이후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에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은 가자 내 많은 송수관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미 파손됐으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물을 저장할 펌프를 작동할 수 없다면서 주민은 이스라엘의 물 공급 재개 발표에 대해 “떠들썩한 선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일주일 넘게 전기 연료 등이 끊기면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조차 더는 원조를 제공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고 밝혀 인도주의적 참사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미 CBS 방송 ‘60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것(이스라엘의 가자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동맹국을 지원하면서도 인도주의적 참사 및 확전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을 제지하려는 공개적인 첫 중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스라엘 방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했으나 오슬로협정에 따라 1994년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가 시작됐고, 이후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와 마찰을 빚으며 2008~2009년, 2014년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재점령하지는 않았다.
15일 양측 누적 사망자가 4100명(이스라엘 1500명, 팔레스타인 2670명)을 넘어서고, 가자 남부는 6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몰려 대혼잡을 빚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보복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로 구성된 아랍연맹(AU)은 아프리카 전체 55개 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한 아프리카연합(AL)과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강력한 가자 침공 준비를 계속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하마스를 부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16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2~6시)까지 가자지구 북부 주민의 대피를 위해 지정한 도로 2곳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피란을 거듭 재촉 중이고, 가자지구 인근 자국 남부 스데로트 주민 3만 명에게도 16일까지 대피하라고 요청했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방송에 민간인이 가자지구를 떠나는 대로 ‘중요한 군사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인도적 구호품 반입 등을 위한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 사이 ‘라파 국경 통행로’가 일시 휴전을 통해 열렸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왔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가자지구의 외국인 철수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휴전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라파 국경 통과나 임시 휴전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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