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野, 의원 공천평가서 올해 국감 제외… 당내 “맹탕국감 부추겨”

김은지 기자 2023. 10.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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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A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 담당 보좌 인력을 대폭 줄였다.

A 의원이 국감 대신 내년 총선에 인력을 사실상 '올인'(다걸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 심사를 위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이번 국감 기간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10일 국감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국감 이후 우수 국회의원을 선정해 시상했는데, 올해는 우수 상임위 평가를 통해 시상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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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민생국감” 공언하고도
“심사 시간 부족” 마지막 국감은 빼
일부 의원들, 국감 대신 총선 올인
우수 상임위 선정 방침 놓고도 … “정쟁-파행 부추기나” 비판 나와
더불어민주당 초선 A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 담당 보좌 인력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까지는 보좌진 9명 중 7명이 국감 업무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단 2명이 자료 요구부터 질의서 작성 등 모든 업무를 도맡고 있다. 나머지 7명은 모두 A 의원의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지역사무소에 배치된 상황. A 의원이 국감 대신 내년 총선에 인력을 사실상 ‘올인’(다걸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 심사를 위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이번 국감 기간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16일로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원내 1당이자 제1야당인 민주당이 총선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이번 국감 기간을 제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가 그동안 ‘민생 국감’을 강조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해 왔지만 정작 의원들이 국감에서 실적을 낼 유인책을 없애 ‘맹탕 국감’을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A 의원처럼 공천 심사에 반영되지 않는 국감보다 총선 경선 대비에 집중하기로 한 의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당내서도 “맹탕 국감” 비판

16일 민주당 선출직평가위원회에 따르면 당은 현역 의원 평가 기준 기간을 9월 30일까지로 확정했다. 이달 10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되는 국감 실적은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 평가위는 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실무적인 요소를 고려해 평가 기간 종료일을 지난달 30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 총선 전 의원 평가를 끝내야 하는 절차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야당이 의원 평가에서 굳이 마지막 국감을 배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전 마지막 국감이었던 2019년 국감은 현역 의원 평가에 포함시켰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애초에 국감은 정부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는 사실상의 ‘야당의 무대’인데 선출직 평가에서 제외할 이유가 있느냐”며 “당이 국감에 소홀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A 의원처럼 상당수 의원이 국감 투입 인원을 최소화하고 자체 ‘총선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호남 지역에 출마하는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보좌진 9명 중 5명이 지역구에 내려가 사실상 가용 인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감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본선 전 경선이 치열한 지역구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하다. 당 관계자는 “가용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국감보다는 당장 내년 총선 대비가 다들 더 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우수 상임위’ 선정에 “정쟁 조장” 반발

당 원내지도부가 이번 국감에서 “우수 상임위원회를 선정하겠다”며 ‘팀플레이’를 강조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감지된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10일 국감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국감 이후 우수 국회의원을 선정해 시상했는데, 올해는 우수 상임위 평가를 통해 시상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여당과 격렬히 싸우고 파행을 자주 하면 할수록 ‘우수 상임위’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국감에서 정책(질의)을 하지 말고 정쟁을 하라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사실상 공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혼자 돋보이려 하지 말고 당의 뜻과 함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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