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이제 망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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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던 홍콩은 사라졌다.
'제3공간.'은 홍콩의 정체성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다.
그 사건들에 대한 집단기억이 중국과 구별되는 홍콩인의 정체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홍콩인 정체성이라 부르는 것들은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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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이미 알고 있던 홍콩은 사라졌다.
‘제3공간.’은 홍콩의 정체성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다. 홍콩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공간, 누구도 누구에게 사상이나 이념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며 선택하라고 강요받지 않는 공간, 아시아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2020년 6월 발효된 홍콩보안법으로 홍콩 역사는 나뉘었다. 홍콩보안법 발효 후 인구 감소와 두뇌 유출 현상 심화되고 ‘외국 세력과의 결탁’이라는 죄목으로 활동가들이 체포됐다. 인문학 관련 세미나들이 사라졌으며, 홍콩 정체성을 다룬 책의 출판은 중지됐다.
책 ‘사라진 홍콩’(산지니)에서 30여 년간 홍콩을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홍콩 정체성의 변화상을 정리한다.
중국과 홍콩의 정체성은 각기 어떤 특성이 있는지, 왜 두 정체성은 충돌할 수밖에 없었는지, 두 나라 간 갈등의 해법은 있는지 모색한다.
저자는 ‘사라진 홍콩’에서 오늘날 홍콩인 정체성이 몇 가지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지나며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그 사건들에 대한 집단기억이 중국과 구별되는 홍콩인의 정체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홍콩인 정체성이라 부르는 것들은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1950년, 60년대 대륙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정치 운동을 바라보는 홍콩인들에게 정치적인 안정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홍콩의 소중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홍콩은 이제 망한 것인가? 분명한 건 우리가 알던 ‘홍콩’은 사라졌다. 아편전쟁 이후 새로운 홍콩의 역사가 시작되었듯, 어쩌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홍콩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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