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굳는 '조직 경화', 나노 구조체로 고통없이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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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가 굳는 증상인 '인체 조직 섬유화증'의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탐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천진우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경화도를 초음파로 정확하게 탐지해 질병 진단을 돕는 나노기술을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16일(현지시간) 게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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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가 굳는 증상인 '인체 조직 섬유화증'의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탐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천진우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경화도를 초음파로 정확하게 탐지해 질병 진단을 돕는 나노기술을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16일(현지시간) 게재했다고 밝혔다.
인체 조직 섬유화증은 장기가 딱딱하게 굳는 질환을 말한다. 폐 섬유화, 간경화증, 동맥경화, 암 등 다양한 질병에서 나타난다. 발견이 늦을 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나 현재 기술로는 조직 검사 외에 측정 및 발병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나노 자성-버블(MGV· magneto-gas vesicle)'이라는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 가스로 채워진 단백질에 자성을 가진 나노입자가 결합된 나노 구조체다. 생체 조직과는 다른 물성에 의해 발생하는 음파 산란을 이용한 일종의 초음파 조영제로 작용한다. 조영제는 영상 진단 검사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영상의 대조도를 크게 해주는 약품이다.
나노 자성-버블의 진동은 주변 조직의 강도에 따라 변화한다. 이 진동을 측정하면 생체 조직의 경화도를 의학적으로 중요한 압력 범위인 50파스칼(Pa)부터 5킬로파스칼(kPa)에서 뛰어난 민감도로 측정할 수 있다. 작은 자기장에도 진동이 강한 음파 산란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기존 초음파보다 최소 4~8배 더 밝고 정밀한 초음파 영상을 구현한다. 체내에서 부작용없이 경화도 변화를 장기간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연구팀은 나노 자성-버블을 활용해 살아있는 생쥐의 조직 경직화와 간 섬유화 발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체를 절제하거나 주사기를 찌르는 등의 고통없이 발병 여부를 알아낼 수 있었다. 폐 섬유화를 유도한 오가노이드(인체 유사 장기)의 조직 경화를 측정해 폐 섬유화의 발병 및 진행을 관측하고 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천 단장은 이번 기술 개발이 "치명적 경화증을 방지하는 새로운 의학 진단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질병 발생과 조직 경화의 관계를 파악하고 새로운 약물 치료제 개발이나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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