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68. 굽더더기 - 못생겨도 꾼들에게는 귀한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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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못생겼습니다.
정식 명칭은 굽더더기! 굽두더기, 꿀돼지버섯, 흰굴뚝버섯 등 이칭이 많지만 꾼들은 굽더더기로 부릅니다.
굽더더기는 단백질 분해 능력이 뛰어납니다.
'못생긴 버섯'의 대명사 굽더더기 또한 황제급 대우는 아니지만 버섯 마니아들 사이에선 귀한 버섯으로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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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못생겼습니다. 갓 표면은 먹물을 뒤집어쓴 듯 얼룩덜룩 거무튀튀하고, 대는 모가지를 집어넣은 자라를 닮았지요. 말라비틀어진 소똥을 보는 느낌? 딱 그렇습니다. 그런데 즐겁습니다. 왜일까요. 보는 순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 버섯은 생육환경이 송이와 같습니다. 송이를 볼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지요. 정식 명칭은 굽더더기! 굽두더기, 꿀돼지버섯, 흰굴뚝버섯 등 이칭이 많지만 꾼들은 굽더더기로 부릅니다. 이 버섯을 발견하면 주변 지역을 꼼꼼히 살펴보시길. 버섯 안쪽은 겉과 달리 우윳빛입니다. 표리부동!
맛은 어떨까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숙회로 먹거나 초무침 또는 된장찌개, 전골로 애용하는데 생김새와 달리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매끈매끈한 감촉이 일품이지요. 옅은 쓴맛이 나지만 불쾌한 느낌은 없고, 오히려 이를 즐기는 마니아도 있습니다. 쓴맛이 싫다면 버섯을 손질해 급속 냉동시켰다가 물에 우린 뒤 드셔보세요. 놀랍게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식감은 더 쫄깃해지고 쓴맛은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날것으로 먹으면 독성 때문에 설사와 위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데친 뒤 찬물에 담가 독성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굽더더기는 단백질 분해 능력이 뛰어납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했을 때 버섯 달인 물을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효능으로 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소화능력이 배가되지요. 항염 작용 또한 뛰어나 각종 염증을 다스리고, 어혈을 풀거나 콜레스테롤을 없애는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간 기능을 보호하고 정력을 높이는 효능도 있다고 하니 가을철에 꼭 챙겨 먹어야 할 버섯입니다. 송이와 같은 시기에 나거나 송이가 끝날 무렵 소나무 숲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때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고 이주일씨가 자신의 얼굴 생김새를 빗대어 유행시킨 말인데 이 말 한마디로 그는 ‘코미디 황제’라는 칭호를 얻었지요. 비록 고인이 됐지만 그의 발자취는 쉽게 잊히지 않고 있습니다. ‘못생긴 버섯’의 대명사 굽더더기 또한 황제급 대우는 아니지만 버섯 마니아들 사이에선 귀한 버섯으로 통합니다. 효능도 기대 이상! 아쉽게도 굽더더기가 출현하면 가을 버섯은 사실상 한해를 마감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고온 현상이 지속되며 버섯의 생육 주기가 달라졌습니다. 이러다 겨울철에 버섯을 보게 되는 건 아닌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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