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행위자한테 맞으면 어떡해요?", "매뉴얼을 모르겠어요.", "혼자 처리해야 하니까 너무 버거워요." 조사 공공화에 따른 업무 지원 과정에서 실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에게 들었던 말이다.
아동학대 전담인력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폭행·협박·위력 등의 위험상황이 항상 존재하며, 매 순간 긴장감을 가지고 대상자들을 만난다.
지난 9월 30일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원 업무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 때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행위자한테 맞으면 어떡해요?”, “매뉴얼을 모르겠어요.”, “혼자 처리해야 하니까 너무 버거워요.”
조사 공공화에 따른 업무 지원 과정에서 실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에게 들었던 말이다. 전국 229개 모든 지자체가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배치해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심층 사례관리 기관으로 전환해 재학대 방지 및 가족기능 회복을 위한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아동학대 대응에 있어 공공의 책임을 강화하기 시작한 후 공적 인력 배치가 신속하게 이뤄졌으며, 아동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체계들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급속한 변화는 아동복지 분야에서 상당히 반가운 일이긴 하나 하루아침에 해당 업무를 맡게 된 담당자는 아동학대 예방사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책임 의식, 올바른 학대 인식을 갖추고 현장에 투입되었는지 의문이다.
아동학대 전담인력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폭행·협박·위력 등의 위험상황이 항상 존재하며, 매 순간 긴장감을 가지고 대상자들을 만난다. 두렵고 예측 불가능한 현장과 매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부담되고 누구나 기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생명, 안전과 직결된 일인 만큼 사명감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기에 ‘나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한다.
아동은 제대로 사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2022년 주요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사례 중 82.7%가 부모에 의한 피해였으며, 81.3%가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세상의 전부인 어른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받고 희망 없는 감옥 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대 현장에서 가장 먼저 어린 생명을 발견하고 구출하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의무는 매우 막중하며, 나를 지켜주고 온전한 사랑을 주는 다른 형태의 어른도 있다는 것을 아동학대 조사와 조치 과정에서 몸소 보여주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배치 권고 기준을 충족하고 공공화가 정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담공무원 퇴직으로 인력이 교체됐으나 새로운 담당자마저 한 달 만에 발령이 났다. 일이 많고 힘들다는 이유였는데, 제대로 된 인수인계도 하지 않아 업무 처리가 지연되고 대상자에게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잇따랐다. 공무 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망설임, 회피, 공백으로 우리 아이들이 2차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 아동학대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공적 주체로서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나의 결정과 행동이 아동과 가족·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항상 인지해야 한다. 지난 9월 30일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원 업무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 때이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실판 '더글로리' 표예림씨, 극단적 선택 전 다수의 고소로 경찰조사 앞둬
- 속초서 로또 1등 나왔다… 전국 11명, 당첨금 각 24억3천만원씩
- "30분 일찍 출근 강요" vs "조금 서둘러달라" 홍천 모 조합 근로자 사직 원인 공방
- 군복부 때 헌혈하다 HIV 감염 확인됐는데 주소지 보건소에는 '3년 뒤 통보'
- 영어 유치원 교습비 월 124만원… ‘7세 고시’ 레벨테스트 경쟁도 치열
- "30분만에 고기 10인분 먹튀" 식당주인 현상수배 걸어
- 춘천 감자빵 공동대표 부부 이혼 소송전…“공급 차질 없다”
- 1300억원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MZ조폭’ 일당 덜미
- '설악산 등반객 40년지기' 중청대피소 10월부터 철거 예정
- 춘천 하늘에 구멍났나?…기상청 “폴스트리크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