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조병규 우리은행장, '기업금융 명가' 외쳤지만…성과는 '아직'
기업대출 잔액 4대 은행 중 '꼴찌'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외치며 취임한 조 행장은 기업대출을 늘리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못하고 있어 향후 조 행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최근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 7월 3일, 만4개월 동안 공석이던 우리은행장 자리를 채우며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조병규 행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 '기업금융 명가 재건' 위한 기초 다지기 나서…첫 성적표 전망은 '우울'
조병규 행장은 취임 당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내걸었다. 당시 조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업금융의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해 나가자"며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조 행장은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 제조업 단지인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중소기업 특화점포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며, 이곳에 PB전문인력을 배치해 자산관리 특화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중견기업 상생금융 지원 프로젝트인 '라이징 리더스 300'을 가동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선정된 중견기업에 연말까지 8000억 원을 지원한다. 선정 기업 300여 곳에 5년간 총 4조 원 규모(기업별 400억 원 이내)의 여신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특별 우대금리를 통한 600억 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년 연말까지 '중소기업 Re-Start(리스타트) 프로그램' 가동 등 중소·중견기업 지원책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기초를 다지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32조4596 억 원에서 9월 말139조805억 원으로, 조병규 행장 취임 후 약 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50조2051억 원에서 154조1021억 원으로 2.59% 성장했다. KB국민은행은 167조2760억 원에서 172조3935억 원으로 3.06%, 하나은행은 150조9263억 원에서 157조495억 원으로 4.06% 올랐다.
성장률만 보면 4대 은행 중 우리은행의 성장률이 컸지만, 9월 기업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아직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아울러 조병규 행장이 취임 후 받을 첫 성적표인 3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392억 원으로, 전년 동기(8998억 원)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실적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우리은행인 만큼 우리금융 실적 전망치가 좋지 않다는 것은 우리은행의 실적 역시 저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병규 행장이 취임한 지 3달이 지났는데, 이는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엔 이른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CEO(최고경영자)는 경영실적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자신의 경영 능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수치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병규 행장은 취임 3개월간 동료이자 솔선수범하는 선배로서 함께 걷고 함께 뛰는 은행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업문화혁신과 영업동력 확보에 힘썼다"며 "이런 노력으로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우량자산 위주로 6조6000억 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증권사들도 지난 3분기 우리은행 실적에 대해 '경쟁은행 대비 선방'이라는 예측을 내 놓고 있다"며 "이는 조 행장의 경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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