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 답방 가시화…“러 외무상 18·19일 방북”

북한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을 16일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의 초청에 의하여 로씨야련방(러시아)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동지가 2023년 10월 18∼19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우원장의 방러 이후 북·러 양측은 고위급 교류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답방 약속을 공개한 바 있다. 통신은 북·러정상회담 다음 날이던 지난달 14일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쾌히 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러시아 외교 수장의 방북은 푸틴 대통령 답방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러 무기거래 의혹을 폭로, 경고해왔다. 13일에는 북한 탄약을 실은 컨테이너 약 1000개가 러시아로 향하는 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경고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직접 자국 정보 자산에 해당하는 위성 사진까지 공개하며 경고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북·러는 이에 아랑곳 않고 밀착 관계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10월 중 북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연일 북·러 각급 축전 교환 소식과 대사관에서의 외교행사 보도를 쏟아내면서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연대를 가일층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쪽 국경에서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극동 지역까지 이동해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 중평이다. 그런 가운데 대 우크라이나 전선의 정반대편을 향해 북한까지 들어가는 행보는 그만큼 대형 외교 이벤트다.

통일부는 앞서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무기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위성사진을 미국에 공개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를 속여 온 북한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이상으로 확인해 드릴 내용은 없다”면서도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러시아와의 무기거래에 대해 부인해 왔으나 관련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