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첫 순간의 감탄이 끝까지 이어져"...'마블 스파이더맨 2' 리뷰

최종봉 2023. 10. 1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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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은 퍼포먼스 우선 모드에서 캡쳐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진영 퍼스트파티 개발 스튜디오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독점 타이틀을 개발해 왔다.

이 중 인섬니악게임즈는 오픈월드 액션어드벤처 게임 '마블 스파이더맨 2'로 지금까지 PS5로 선보였던 타이틀의 기술력을 한 차원 올렸다는 인상을 준다.

이번 작품에서는 피터 파커와 마일즈 모랄레스 두 명의 스파이더맨을 하나의 타이틀 안에 담았으며 이들의 서사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두 명의 주인공은 전작 '마블 스파이더맨'과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한편 새롭게 출현한 사냥꾼 크레이븐과 대적한다.

크레이븐은 뉴욕에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간을 사냥하는 것이 목표로 과거 스파이더맨에 의해 구금되거나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인 악당들을 노린다.

이를 막기 위해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협력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종의 사건을 거치며 오스코프가 회수한 심비오트가 베놈으로 변하는 등 뉴욕의 상황은 복잡하게 흘러간다.
복수의 주인공과 빌런을 채택한 만큼 이야기의 흐름은 마치 샘 레이미의 영화 '스파이더맨 3'처럼 난잡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블 스파이더맨 2'은 시종일관 정돈된 톤을 유지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캐릭터의 심리 묘사도 탁월하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된 테마 중 하나인 악당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줄 것인가에 대한 통찰 역시 스파이더맨답게 표현했다.

또, 전작에서도 빌딩으로 등장한 '어벤져스 타워'나 맹인 변호사(데어데블)에 대한 언급 등 마블 세계관의 설정을 조금씩 소개했던 것처럼 이번 작품 역시 상징적인 캐릭터와 설정을 엿볼 수 있다.

마블코믹스의 팬이라면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 해소되지 못한 이야기를 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스토리와 세계관 소개에 힘을 쓰는 것 못지않게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전작의 경쾌한 웹 스윙은 여전히 즐거우며 물리 엔진은 더욱 정교해졌다. 여기에 웹 윙은 마치 하늘다람쥐처럼 공중을 활강하면서 도시 사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채택됐다.

웹 윙의 경우 사용하게 되면 서서히 고도가 하락하지만, 기류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속도와 고도가 유지되기에 이를 이용하면 긴 거리를 웹 스윙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

또, PS5의 성능 덕에 로딩은 없다고 봐도 되는 수준으로 각 지역을 이동하는 '빠른 이동'부터 '라쳇앤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차원 이동을 떠올리게 하는 전투 등 인섬니악게임즈의 뛰어난 기술력을 게임 곳곳에 녹여냈다.

여기에 기술의 확장을 게임 안에서 그치지 않고 듀얼 센스로도 연결했다. 웹 스윙부터 환풍기 위 등 장소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정밀한 진동을 느낄 수 있으며 듀얼센스의 스피커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더욱 생동감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플레이에서는 그래픽 우선 모드와 퍼포먼스 우선 모드 두 가지를 지원하며 퍼포먼스 우선 모드는 고 프레임으로 구동됨에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한다.

이전까지 그래픽인지 프레임인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됐다면 '마블 스파이더맨 2'에서는 퍼포먼스 모드로 플레이해도 그래픽의 장점을 일부 지니기에 사실상 권장 모드로 봐도 무방하다. 

새로운 기술과 함께 본 게임의 무대 역시 넓어졌다. 전작이 뉴욕 맨해튼을 무대로 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브루클린과 퀸즈 일부가 포함돼 두 배로 넓어졌다.
각 지역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메인 스토리 외에도 각종 부가 미션과 작은 규모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으며 수집 미션 역시 마련됐다.
피터 파커 또는 마일즈 모랄레스만 선택할 수 있는 미션이 있으며 그 외에는 자유롭게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때로는 전투 미션 중에 다른 스파이더맨이 도와주러 오기도 하는 등 뉴욕을 함께 지킨다는 소소한 느낌을 준다.
전투는 대체로 전작과 유사하지만 스파이더맨의 아크로바틱한 전투를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새롭게 반격 시스템인 '쳐내기'가 도입됐으며 스파이더맨의 스킬과 도구를 함께 활용해 속도감 있게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스파이더맨의 강화된 능력에 맞춰 적들 역시 영리해졌다. 크레이븐의 부하를 상대할 때는 스킬을 못 쓰게 AI 로봇이 방해하거나 원거리형 적이 전기 그물을 던져 공중전을 봉인시키는 등 약점을 집요하게 노려온다.

또한 쉽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 가로등과 같은 사각지대에서 엄폐하며 원거리 공격을 펼치는 등 전투 자체는 간결함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깊이를 더했다.
규모를 갖추기 위해 디테일을 누르는 오픈월드 게임과 달리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전작보다 커진 규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콘텐츠와 세계관의 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전작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가 PS5의 론칭과 함께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던 동시 발매 타이틀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번에는 PS5의 능력을 모두 활용하면 어떤 타이틀이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포일러와 구체적인 스토리 묘사를 배제한 리뷰이기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지만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첫 순간의 감탄이 힘을 잃지 않고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보기 드문 타이틀이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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