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정몽규, 욕설 갑질 천재교육…기업 갑질 도마에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국정감사에 갑질 논란, 비리 의혹에 휩싸인 기업 수장들이 대거 출석해 빈축을 샀다. 욕설이 난무하는 기업의 갑질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는 정몽규 HDC 회장, 강희철 천재교육 대표 등이 출석해 불성실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모르쇠' 일관한 정몽규 회장
정 회장은 현산의 부실 공사 관련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 학동 붕괴 사태, 지난해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태 등을 거론하며 "버스를 타고 가다가 건물이 무너져 9명이 돌아가셨다"며 "이런 사태를 누가 상상할 수 있느냐. 여기가 가자지구냐"고 정 회장을 질타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정 회장이 "여태 국감에 불출석하다 이제야 출석했다"며 "부실 공사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지주사 지분을 계속 매입해 그룹 지배력을 더 강화했다"고 진정성에 의심을 표했다.
특히 학동 붕괴 사태 당시 현산이 단위면적(3.3㎡)당 공사비를 28만 원으로 책정했으나 하청을 거치며 10만 원으로, 재하청을 거치며 본 공사비 7분의 1 수준인 4만 원으로 깎인 정황이 집중 질타 대상이 됐다. 재하청은 불법이다.
조 의원은 "재하청 결과 어떤 회사가 공사에 나섰나. 직원이 2명이어서 사장이 직접 현장에 나서는 회사가 일을 맡다 사고가 났다"며 "여러 건설사 중에 유독 현산에서 하도급 문제가 심각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재하도급은 건설관리법에 의하면 이뤄져서 안 된다. 저희가 아는 범위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조 의원이 다시 화정동 아이파크 사태를 두고 "동절기에 양생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그냥 타설하다 멜트다운이 일어난 것 아니냐"며 "이게 시공능력 10위 안에 들어가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이냐. 후진국적이다"라고 재차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에 다시금 "시공관리가 잘못돼 일이 일어났다"면서도 "저희가 인지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재하도급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정 회장을 상대로 "현산이 수천억 원대 공사 인허가 업무를 개인에게 맡기면서 관련 서류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변호사법, 자본시장법, 계약서 교부 의무, 공정거래법을 전부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서도 정 회장이 "보고받은 적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지속적으로 정 회장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백혜련 정무위원장까지 나서 "증인, '몰랐다'고 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며 "이제 중대재해법이 있으니 그런 구조가 안 일어나도록 직접적인 조치를 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XX야" 욕설 갑질 생생히 울려
천재교육의 대리점 갑질 사태도 국감장에 올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강 대표를 상대로 천재교육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갑질을 했다고 지적하며 관련 녹취록을 재생했다.
녹취상 대리점주가 천재교육 직원에게 확약서를 달라고 요청하자 천재교육 직원은 "이 XX야, 지금 누구한테 땡깡을 부리느냐, XX"이라고 적나라한 욕설을 퍼부었다.
상식을 벗어난 현상이 발생하자 여야 의원 모두 혀를 찼다.
아디다스의 대리점 갑질도 단상에 올랐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은 "인기 상품은 직영점과 온라인몰에서만 팔아 가맹점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가운데 "지난해 본사가 온라인과 직영점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80%에 달하는 가맹점주가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아디다스코리아는 100여 개의 가맹점 중 19개 점주를 제외한 가맹점은 2025년 6월까지만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흑자를 내야 점주들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는데 인기상품이 진열되지 않으니 모두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미국, 유럽과 달리 대리점과 멀티브랜드가 동시에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며 "아디다스코리아가 나이키의 절반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어 본사는 최대한 점장들을 배려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날치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원플원'을 운영하는 김려흔 뉴런 대표는 국감에 출석해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자유경쟁하려면 피땀이 섞인 아이디어가 전부인데,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아이디어마저 탈취하는 등) 무자비하게 짓밟는다"며 눈물 섞인 호소를 이어갔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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