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상 D-30] 압도적 국내 흥행 '나이트 크로우'
한국 게임 업계 GOTY라 불리는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특히나 국내 게이머와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강세 장르인 MMORPG 외에도 훌륭한 게임성을 확보한 다양한 장르 게임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국내 유일 정부와 협회가 공인하는 시상식이라는 의의가 있다. 게임산업을 국가 중추적인 미래산업으로 육성, 게임 창작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관심은 언제나 GOTY에 해당하는 대통령상을 어떤 게임이 받을지다. 한국 대세 장르인 RPG의 강세가 올해까지도 이어질지, 아니면 새로운 장르가 그 자리를 꿰찰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2023년이다.
올해는 후보작으로 이름만 놓고봐도 쟁쟁한 게임이 정말 많다. 게임성과 흥행, 두 항목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우위에 있는 후보작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임톡은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영예의 대통령상 후보로 유력한 게임을 선정, 개요와 강점, 약점을 장리했다.
■ 2023 모바일 MMORPG 중 유일한 대박
수년 동안 국내 모바일 마켓 매출 순위를 지배했던 경쟁 MMORPG 구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출시 이후 매출 톱10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리니지2M'이 톱10 밖으로 자주 밀린다.
올해 출시된 MMORPG 장르 신작인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아키에이지 워, 제노니아, 프라시아 전기 또한 최상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유일한 대박 주인공이 나이트 크로우다. 나이트 크로우는 언리얼 엔진 5 기반 극사실적인 그래픽을 바탕으로 광활한 중세 유럽 지역과 십자군 전쟁 모티프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현했다. 모바일과 PC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를 제공하고 거대한 서사를 중심으로 한 압도적 규모의 전투를 구현했다.
이러한 차별성으로 출시 2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2021년 이후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한 게임은 리니지M, 오딘: 발할라 라이징,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리니지W, 나이트 크로우뿐이다. 나이트 크로우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매출 1위 자리 내줬지만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0월 14일 기준 3위를 기록 중이다. MMORPG 장르 게임 중 두 번째다. 누적 매출은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흥행성으로만 미뤄봤을 때 게임 대상 후보에 손색 없다.
■ 새로운 흥행 IP 가산점
흥행 IP가 많을수록 게임사의 가치가 상승하고 수익을 거둘 창구가 넓어진다. 하지만 새로운 IP를 발굴하고 흥행까지 이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알 법한 글로벌 유명 게임사도 성공보다 실패 사례를 많이 남긴다.
위메이드는 그동안 '미르의 전설' IP에만 국한돼 있었다. 게임 사업을 다시 재개해 오랜만에 선보인 게임도 '미르4'와 '미르M'이었다. 중국에서는 미르의 전설 IP가 여전히 흥행세를 자랑하는 반면 한국은 아니다. 미르의 전설을 기억하는 게이머들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신세대 게이머들에겐 생소한 IP다.
게다가 무협풍 판타지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미르4의 경우 출시 초반 흥행세를 보였지만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미르M도 마찬가지다. 미르의 전설 IP의 부진으로 위메이드는 새로운 IP가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미르4와 미르M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IP를 개발할 여력이 생겼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동력원으로 떠오를 나이트 크로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나이트 크로우는 기존 무협풍에서 근현대판 다크 판타지로 설계했다. 또한 언리언 엔진5를 빠르게 도입해 한층 더 높은 그리팩 퀄리티와 색다른 비행 시스템 등을 구현했다. 출시 직후 각종 오류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발빠르게 대처했다.
이후 개발진들은 개발자 노트를 꾸준하게 작성하면서 유저 소통에 집중했다. 그 결과 안정화를 되찾아 여타 MMORPG와의 차별성이 게이머들에게서 호평을 얻어냈고 위메이드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를 잡았다.
■ 기존 MMORPG와 유사한 게임성 발목
매출로만 미뤄보면 나이트 크로우가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게임 대상은 단순히 매출만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매출 성과만 뚜렷했다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매출뿐만 아니라 게이머들이 인정할 만큼 훌륭한 게임성을 보유했기 때문에 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나이트 크로우 게임성을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게임성은 단순히 게임 자체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경쟁작과 게임 시장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올해 게임대상 경쟁작은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하다.
게임 시장 분위기도 나이트 크로우에게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먼저 경쟁 MMORPG를 향한 게이머들의 시선이 그리 좋지 않다. 과도한 과금과 유사한 게임이 워낙 많이 등장하면서 게이머들의 반감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바일 매출 순위에서 MMORPG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다.
게다가 국내 게임 시장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PC, 콘솔 흥행작이 2개나 등장했다.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와 네오위즈 'P의 거짓'이다. 두 게임은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넘어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등 글로벌 대표 어워드 후보까지 올랐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게임 기록을 전부 갈아치웠을 정도다.
아울러 신규 IP 흥행작을 탄생시킨 것은 위메이드뿐만이 아니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도 유력 후보다. 국내 매출로는 나이트 크로우가 압도할 수 있지만 글로벌 매출에서는 니케가 우위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국내 성과에만 한정할 것인가, 글로벌 성과까지 인정해 그 가치를 더 높일지 관련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게임이 대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지만 수상작에 따라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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