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성취감 ‘쑥쑥’…“지루할 틈이 없어요”[신나는 주말체육학교 ③]

김세훈 기자 2023. 10. 16. 22: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명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4일 학교 체육관에서 신나는 주말체육교실 배구 강습을 받은 뒤 강사, 교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10년 배구 강습 배명고 모범사례
교사들도 토요일 출근 연습 도와
하남 풍산고 치어리딩으로 명성
울릉 남양초는 풋살 재미에 흠뻑

선배들의 우승을 알리는 현수막이 즐비하게 걸린 배명고등학교 체육관. 재학생들은 토요일 오전 배구 연습에 열중했다. 강사는 국군체육부대 감독을 지낸 전문 지도자다. 기본기와 기술에 대한 설명과 노하우가 명확하게 전달됐다. 학생들은 공을 받고 때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14일 서울 송파구 배명고 체육관에는 재학생 10여명이 모였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신나는 주말체육학교’에서 배구를 배우기 위함이다. 강사는 다양한 연령대 동호인과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풍부한 세터 출신 김판술씨(54)다.

김씨는 2년째 배명고를 지도하고 있다. 연습경기까지 마치니 수업은 예정된 두 시간을 넘겼다. 그래도 학생들은 아쉬워했다.

배명고 학생들은 신나는 주말체육학교 배구 강습을 10년 가까이 받고 있다. 천항욱 체육교사는 “배명고는 클럽대회에서 많이 우승했다”며 “배구에 대한 학생들 열정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2학년 장동수군(17)은 “잘하고 싶은 욕망과 소속감이 강해지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전문가가 가르치니 실력이 금방 좋아진다”고 말했다.

1학년 박인서군(16)은 “오전 7시 0교시 체육 수업, 주말체육학교까지 한다. 체육대학 입시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성취감, 도전의식을 느끼며 급성장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모습에 나도 더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교사들 열의도 뜨겁다. 정명섭 교사는 “교사들도 토요일마다 체육관에서 연습을 돕는다”며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교사도 “선후배가 함께 배구를 통해 인격적으로도 완성되고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같이 연습한 졸업생 신승호씨(22·한국체대)는 “나도 재학 시절 함께 훈련해준 졸업생이 고마웠다”며 “휴일 아침 훈련하는 걸 보면 후배들이 얼마나 배구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체육회 정수경 팀장은 “배명고는 학교 안 프로그램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기 하남 풍산고등학교 학생들이 치어리딩 공연을 펼치고 있다. 박현호 교사 제공

경기 하남 풍산고등학교에서는 치어리딩 강습이 진행된다. 풍산고는 국가대표를 배출하고 국제대회에 나서는 등 치어리딩을 주도하는 학교다. 박현호 체육교사는 “학생들 의욕이 대단해 전문성을 키워주고 싶었다”며 “전문가에게 배우면서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북 울릉군 남양초등학교 학생들은 풋살 강습을 받고 있다. 정민우 교사는 “전교생 26명 중 23명이 참가한다”며 “대한체육회 같은 큰 공적 단체가 지원해주는 게 벽지 아이들에게는 너무 소중하다”고 말했다. 울릉군체육회 김진숙씨는 “울릉군 학생들에게도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다양한 종목들을 가르치고 싶은데 지리적 여건상 전문 강사를 초빙할 수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신나는 주말체육학교의 학교 안 프로그램을 올해 2000개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강습은 연간 30주로 진행된다. 지도 시간은 토요일 오전 두 시간이다. 학교 안 프로그램은 전문 장비, 별도 시설이 필요하지 않아 학생들 접근성이 높다. 조기 경험이 상급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대한체육회 임한정 과장은 “학교 차원의 지원, 강사의 전문성, 교사들의 열정이 모두 중요하다”며 “학교 안 프로그램을 늘리고 싶지만 내년 예산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