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통한의 1.996' NC 페디, KBO 최초 새 역사 '0.002' 차이로 놓쳤다... 역대급 시즌 ERA 2.00으로 마무리

김동윤 기자 2023. 10. 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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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에릭 페디. /사진=뉴시스
'1.996303'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에 있어 오래 기억될 기억될 통한의 숫자다. 페디가 KBO리그 역대 최초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0.002 차이로 놓쳤다.

페디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9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6, 174⅔이닝 204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페디는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에 도전했다. '단일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20승-200탈삼진' 기록으로 오로지 1986년 선동열만이 평균자책점 0.99, 24승, 214탈삼진으로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가 한다면 페디가 최초였다. 이미 20승과 200탈삼진 이상을 달성한 그에게 필요한 것은 6이닝 무자책 이상의 기록이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내야진의 반복된 실책이 문제였다. 1회 김도영의 타구를 유격수 김주원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2회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타구는 1루수 윤형준이 잡는 데 실패했다. 다행히 그의 곁엔 배터리 김형준이 있었다. 김형준은 출루한 김도영과 소크라테스를 모두 2루에서 잡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벌어줬고 이에 힘을 얻은 페디도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3회에는 변우혁에게 좌전 안타, 4회에는 김선빈과 11구 승부 끝에 강한 타구를 허용했고 이를 직접 잡아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악송구가 나와 2루 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뛰어난 구위로 뒤 타자들을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5회도 삼자범퇴로 마친 페디는 6회 김규성을 2루 땅볼, 김도영을 2루수 뜬 공으로 따돌리며 마침내 대기록까지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고종욱과 타석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8구째 체인지업을 강타한 고종욱의 타구가 페디의 오른쪽 팔뚝을 직격했고, 페디는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즉시 김영규와 교체돼 병원으로 향했고 NC 관계자에 따르면 오른쪽 전완부 단순 타박상 소견이 나왔다.

에릭 페디.

이후 김영규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1.996303이 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1점대에 진입했지만, 2023 KBO 야구규칙 9.21 율의 결정 (e) 항목에 따르면 '율을 산출할 때는 소수점 이하 4자리까지 계산하여 반올림한다'라고 돼있다. 따라서 페디의 2023시즌 최종 기록은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209탈삼진이 됐다. 1.994만 됐어도 1점대 평균자책점이 될 수 있었으나, 딱 0.002가 높았다.

그러나 페디는 이미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단일시즌 20승-200탈삼진은 1983년 삼미 장명부(30승 220탈삼진), 1984년 롯데 최동원(27승 223탈삼진),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 201탈삼진),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 214탈삼진) 이후 KBO리그 역대 5번째로 외국인 선수로는 페디가 처음이다.

또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OB 박철순(1982년), 해태 선동열(1986년, 1989년, 1990년, 1991년), 한화 류현진(2006년), KIA 윤석민(2011년) 이후 8번째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는 'BNK 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로부터 '제10회 BNK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NC 투수로서는 최초, 외국인 투수로서는 2018, 2019년 린드블럼과 2020년 두산 라울 알칸타라, 2021년 두산 아리엘 미란다 이후 5번째였다.

한편 1회초 2점을 낸 NC는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회말에만 4실점 하면서 2-4로 패, 10월 원정 경기 7전 전패의 굴욕을 맛봤다. 8회말 올라온 임정호가 대타 이창진에게 우전 안타, 김도영에게 좌익선상 안타를 허용했고 고종욱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구원 등판한 김시훈 역시 김선빈에게 우중간 1타점 적시타, 이우성에게 우중간 1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그러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3위 사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비슷한 시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에 3-2 승리를 거두면서 SSG가 75승 3무 65패로 75승 2무 66패의 NC에 반 게임 차 앞선 3위가 됐다. NC는 17일 있을 KIA와 최종전에 반드시 승리하고 SSG가 두산에 패하길 기대해야 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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