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신화’와 행복한 경쟁…실력에 겸손 무장한 김주형
우즈보다 3개월 늦었지만 탄탄대로…한국 선수로는 역대 3번째
첫 ‘타이틀 방어’도…“2승 후 부담감, 많은 경험 뒤 겸손해졌다”
김주형(21)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하며 성공가도를 활짝 열었다.
김주형은 1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4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고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 애덤 해드윈(캐나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2개월 만에 2022~2023 시즌 대회인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킨 김주형은 1년 만에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서 통산 3승으로 연결했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PGA 투어 사상 110여년 만의 최연소 타이틀 방어 기록이기도 하다.
김주형은 1930~1940년대 PGA 투어에서 52승(다승 6위)을 거둔 전설 바이런 넬슨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의 업적을 떠올리게 했다.
PGA 투어가 단년제 시즌으로 회귀하면서 올해 가을시리즈가 2022~2023 시즌으로 분류돼 한 시즌 단일대회 2승을 기록한 김주형에 대해 AP통신은 “1944년 1월과 12월에 샌프란시스코 오픈을 제패한 넬슨과 같은 기록을 공유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시즌 타이틀 방어는 지난 2월 WM 피닉스 오픈을 2연패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어 2번째, 한국선수 중에는 이경훈의 2021, 2022년 AT&T 바이런 넬슨 2연패 이후 처음이다.
2승을 올릴 때까지 우즈보다 빠른 페이스로 찬사를 받은 김주형은 1997년 우즈가 만 20세에 3승을 거둔 것보다 3개월 늦게 같은 승수를 채우며 탄탄대로를 다지고 있다. 우승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4000만원)를 받아 통산 1069만7756달러(약 144억8000만원)를 챙겼고 세계랭킹도 지난주보다 5계단 뛰어 생애 최고인 11위에 자리 잡았다.
지난해 세계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의 연장에서 승리한 김주형은 이날은 16번홀(파5)에서 승부를 갈랐다. 애덤 해드윈, 랜토 그리핀(미국)과 공동선두로 출발해 접전을 벌이다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고 단독선두로 올라선 김주형은 16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해드윈을 2타 차로 밀어내며 우승을 굳혔다. 승부처에서 김주형은 간신히 물을 넘겨 투 온에 성공했으나 해드윈은 부담감 속에 친 세컨드샷을 호수에 빠뜨리고 무릎을 꿇었다.
김주형은 공식 인터뷰에서 “2승을 빨리 거둔 뒤 1년 만에 3승을 올렸지만 더 달콤하다”면서 “클럽하우스에 걸린 역대 챔피언 사진을 보면서 내 옆에 다른 선수가 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년에도 서머린 골프장이 날 사랑해주길 바란다”며 3연패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순식간에 2승을 거두고 세계 13위에 오르면서 더 많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많은 경험과 배움의 시간을 거쳐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됐다”는 김주형은 “이제는 ‘일어날 일은 그대로 두자’는 생각으로 내 플레이에 집중하게 됐고, 오늘 우승은 그 배움의 결과”라고 밝혔다. 첫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낚은 뒤 5, 6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에서 내려온 뒤에도 인내하며 기다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김주형은 최경주(8승), 김시우(4승)에 이어 한국선수 3번째로 3승 고지를 밟고 임성재, 이경훈(이상 2승) 등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한국선수들은 지난 1월 김시우의 소니 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3승, 통산 25승을 수확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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