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폐기물 시설 증설 논란’…“오염수, 지하수 1등급 직통”
[KBS 제주] [앵커]
이번 주에도 탐사K는 금악리 폐기물 처리시설 증설 논란을 짚어봅니다.
지난 시간 해당 업체가 처리되지 않은 슬러지 등 수천 톤을 야적하면서 과태료를 무는 등 10년 동안 환경 관련 법규를 17차례나 위반한 사실을 전해드렸죠.
이에 업체 측은 그로 인한 환경오염은 없었다는 입장인데요.
사실일까요?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슬러지를 옮기는 과정이나 기계 오류로 잠시 야외에 보관했을 뿐,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없었다.'
시간당 최대 40mm, 하루 강수량 74mm가 넘었던 지난 8월 23일 바로 다음 날.
업체의 슬러지 야적지 주변입니다.
슬러지가 야적됐던 곳에 가까이 갈수록 고인물에 거품이 보이고 악취가 납니다.
취재진은 슬러지 야적지 주변 수질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객관성을 두기 위해 야적지 주변 3개 지점의 고인물을 각각 2리터 통 두 개씩 모두 6개에 담아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심각합니다.
3개 지점 가운데 야적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의 수질.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BOD를 제외한 부유물질과 총유기탄소, 총인과 총질소 등 4개 항목 모두 하수처리장 원수 보다 더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곳 중 2곳의 물에선 축산분뇨에서 검출되는 총인이 하수 원수보다 4배, 총질소는 2배 이상 높습니다.
[김진근/교수/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 "(총질소가) 나중에 산화되면 질산성 질소로 전환되거든요. 그럴 경우 우리 제주 지하수 오염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됩니다."]
이 같은 오염수에 주변 환경이 취약하지는 않은지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을 확인해 봤습니다.
업체가 슬러지를 야적했던 곳, 개발이 금지된 붉은색 선의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지하수 보전 1등급 지역은 금악리 정수장을 거쳐 바다로 이어지는 월령천의 시작점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일/교수/제주대학교 건축학부 :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은 절대적으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보호해야 하는 부분인데 주변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조사하는 건 당연하다고 보고요".]
폐기물처리시설 바로 옆 공동목장에선 이미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업체와 약 150 미터 직선거리에 방목된 소들이 그늘을 찾아 쉬었다 가는 곳.
최근 일주일 사이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이곳만 유일하게 악취가 나는 물이 흥건합니다.
인근 축산농가는 수년 전부터 이물이 업체에서 흘러 왔다고 주장합니다.
[양행수/인근 공동목장 농가 : "송아지는 설사, 큰 소는 피오줌. 거기서 소가 말라요 말라. (올해만) 6마리나 죽었어요. 짐승들은 우선 물이 (영향이죠.)"]
업체 측 주장과 달리 야적지 인근의 수질이 하수보다 더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며 행정당국의 실태조사가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박미나·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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