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후 국민의힘..“김기현 쫓겨날 것 같다” vs “변해야 한다”

金 “민심은 당 변화 주문”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과 김성호 여의도연구원부원장이 카카오톡 메신저로 대화하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주요당직자 임명안을 보냈고, 김 부원장은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ㅜㅜ”라고 답변했다. 뉴시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김기현 당대표가 쫓겨날 거 같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힝은 혁신 기구 출범 및 대통령실과 소통 강화 등을 중심 내용으로 한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한다고 하는 민심의 죽비였다”며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3대 혁신 방향은 △국정운영 비전 목표 서민 친화형 강화 △민심 부합형 인물 내세운 후보 경쟁력 우위 선점 △도덕성 및 책임성 강화다.

6대 실천 과제는 △당 혁신 기구 출범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구성 △당·정부·대통령실 관계 건강화 △당내 소통 강화 △신임 당직자 임명 등이다.

김 대표는 “국민의 삶과 밀접한 생활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정책으로 국민 개개인의 일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치열하게 노력할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가 상향식 원칙에 따라 공천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팽배해 중도, 무당층이 늘고, 기권표가 양산되기도 한다”며 “도덕성과 책임성 수준을 높여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고 중도층과 무당층 민심이 우리 당을 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보궐선거에 민심을 우리 당의 변화를 주문했다”며 “(혁신 기구에) 당의 전략, 메시지, 홍보 등을 망라한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2020년 비대위 체제를 언급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란 절박함으로 쇄신하고 혁신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때의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상식에 어긋나고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낡은 정치가 우리 앞에 아른거린다면 국민의 편에서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의대입학 정원 확대 등을 거론하며 “여당의 자세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를 비롯해 모든 일에서 민생을 최우선으로 놓고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과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뉴시스가 촬영한 사진에는 조 최고위원이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김 부원장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김 부원장이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고 답변한 화면이 잡혔다.

이는 국민의힘이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김기현 대표 2기 체제 인선 중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모두 일치한다. 정책위의장은 유의동 의원이 내정됐으며 사무총장에는 이만희 의원을 임명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조 최고위원의 메시지 유출에 대해 “우리가 기분 나쁜 건 확정되지도 않은 인선도 아닌 걸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조 최고위원 개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대출 의원에 대한 비토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건 추론하시면 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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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