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보라매 떴다…역대급 ‘K방산’ 한눈에
국산 KF-21 첫 일반 공개…교민 구한 시그너스 KC-330 등 전시
35개국 550개 업체들, 부스 2320개…서울공항서 22일까지 열려
한·미 동맹 70주년 맞아 F-22 랩터 비행, 전략 자산 B-52도 등장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굉음을 내며 등장하더니 이내 롤러코스터라도 타듯 360도 회전하며 솟구쳐 오른다. 오른쪽 상공에서 전투기 8대가 대형을 유지하면서 날아오다가 동시에 180도 돌아 배면을 보여주더니 왼쪽으로 사라진다. 이내 대형을 그대로 갖춘 채 뒤편에서 날아와서는 눈앞에서 일곱 갈래로 나뉘어 다시 하늘 높이 솟구친다. 관람하던 시민들은 아슬아슬한 광경에 입 벌리고 두 손 모았다가 환호하며 손뼉치기를 반복했다.
서울 국제 항공 우주·방위 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3’이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공항은 거대한 실외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이종호 ADEX 공동운영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996년 서울에어쇼로 시작한 ADEX가 세계 5위권으로 성장한 비결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며 “2년 뒤인 2025년 다시 열릴 ADEX를 ‘세계 3대 에어쇼’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교민을 수송한 것으로 유명한 시그너스 KC-330을 시작으로 한·미 공중 전력이 길게 늘어섰다. 실물 기체가 처음 일반에 공개된 국산 KF-21 보라매 전투기를 비롯해 F-15K와 F-35A, FA-50 등이 전시됐다. 외국인 취재진도 카메라를 들고 지상과 상공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한쪽에 마련된 푸드트럭과 카페 앞에 앉은 시민의 머리 위로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약 25분간 곡예 비행을 했다.
2년마다 열리는 ADEX 중 이번 전시회는 참가 장비와 규모, 관람객 인원에서 모두 역대 최다 타이틀이 붙었다. 2021년 28개국에서 440개사가 참여했는데 올해는 35개국 550개사로 늘었다. 전시되는 장비도 60여종에서 100여종으로 확대됐다. 23만㎡ 면적에 1814개 전시 부스가 설치됐다가 이번에는 25만㎡에 2320개 부스가 들어섰다. 관람객은 12만명이었던 데서 올해 약 3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이해 미군 지원 전력도 크게 늘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개막일인 17일 ADEX 행사장 상공에 등장할 미 전략폭격기 B-52다. 스트래토포트리스 B-52는 미군이 운용하는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사거리 200㎞의 핵탄두를 탑재한 공대지미사일 등 최대 31t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한 뒤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EX 관계자에 따르면 B-52가 지상에 전시되지는 않고 행사장 상공을 비행할 계획이다. 17일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행 시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B-52는 이번주 내로 국내 공군기지에도 착륙할 예정이다.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국내에 착륙하는 것은 처음이다. 레이첼 부이트라고 미 7공군 공보실장은 “미국 장비와 인력이 참여하는 ADEX에서 철통같은 한·미 동맹에 대한 의지를 증명할 수 있어 영광이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B-52의 한반도 착륙과 비행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을 증진하겠다는 우리의 지속적인 약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스텔스 전투기 F-35B, 무인공격기 그레이이글 MQ-1C, 전자전 공격기 그라울러 EA-18G 등 미군 자산도 전시됐다. 기업별 부스가 마련된 ADEX 실내 전시장은 관람객을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레이더,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MUAV 등이 전시됐다.
서울 ADEX 2023은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55개국 114명의 외국 대표단이 방문할 예정이며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국 국방장관과 14개국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한다.
성남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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