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리딩방 광고…개인정보 탈탈 털어 “건당 몇백 원” 거래
[앵커]
고수익 투자 정보를 알려 준다는 이른바 '주식 리딩방'.
그런데 여기에 한번 회원으로 가입하면 광고 문자들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인해보니 회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건당 몇백 원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원동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수익 투자 정보를 알려준다는 광고 문자로 유인하는 주식 리딩방 사기.
일단 회원에 한번 가입하면 비슷한 광고가 꼬리를 물고 쏟아집니다.
[리딩방 사기 피해자 : "(문자가) 일주일에 두세건 세네건이 와요. 야 이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이렇게 오냐..."]
회원들의 개인 정보가 리딩방 업자들 사이에서 돌고 도는 겁니다.
어느 정도인지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인터넷에 리딩방과 관련한 특정 검색어를 넣어보니, 신용정보 판매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이 가운데 한 판매자에게 리딩방 개설용 데이터를 문의해 봤습니다.
다양한 신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견본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
이름과 전화번호, 투자금, 심지어 주소까지 있고, 카드 결제 정보가 그대로 담긴 경우도 있습니다.
가격은 한 건당 몇 백원, 만 건을 파격 할인해 90만 원에 주겠단 제안도 합니다.
허위 정보는 아닐까, 확인해 보니 실제 인적사항과 일치합니다.
[유출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 선생님 되시나요?) 네. 누구신데요?"]
피해자들은 대부분 리딩방 상담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유출피해자 B 씨/음성변조 : "인터넷에서 단타 이런거 해주시는 분 통해서 상담을 한 번 받았는데... (문자가) 진짜 많이 와요. 그때 이후에 뭔가 털렸구나..."]
개인 신용정보가 이렇게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피해 사례도 많지만 감독기관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관련 법상 신용정보회사 등만 감독할 수 있다며, 리딩방 정보 유출은 개인정보보호위 관할이란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음성변조 : "유출한 자가 신용정보법상 규율 대상 기관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 경우에는 1차적으로 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반면, 개인정보보호위는 리딩방 자체가 금감원 소관이어서 관할이 아니란 입장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이고 그러면 금융위 소관 감독 범위에 들어간다..."]
서로 관할을 다투는 사이 단속은 사각지대에 놓인 겁니다.
[최종윤/국회 정무위원/더불어민주당 : "신용정보는 불법 거래가 되면 굉장히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거든요. 빨리 그 단속에 대한 근거 규정을 만들어야 되고..."]
경찰도 지난달 리딩방 사기 특별 단속에 착수했지만, 신용정보 불법 거래는 아직 본격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하마스 고위 당국자 “이스라엘, 지상전 시 저항이 뭔지 알게될 것”
- [단독] “곧 철거한다더니”…옥수동 430억 지역주택조합 사기단 구속
- “여성 육아휴직 더 쓰는 현실 고려해야”…성차별 첫 시정명령
- 쏟아지는 리딩방 광고…개인정보 탈탈 털어 “건당 몇백 원” 거래
- 가자-이집트 ‘라파’ 통로 왜 중요한가?…완전 개방 힘든 이유는?
- “‘사주’ 마음에 안 들어 버려”…신생아 5명 돈 주고 산 40대 부부 구속
- 학폭 가해자와 같은 반…피해학생 부모 ‘반발’
- 이태원참사 집중추모 시작…“올해 안에 특별법 통과돼야”
- ‘우회전 일시 정지’ 10개월째…보행 사망자 더 늘어
- 최대 산불, 헬기 5대 잠잤다…“의심쩍은 보증서 재확인도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