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생각 안한다" 올인 작전 통했다! 3위 가능성 살린 SSG…'이승엽'의 두산, 정규시즌 5위 확정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이승엽 감독이 사령탑 데뷔 첫해 정규시즌을 최종 5위로 마무리지었다. 반면 SSG 랜더스는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 속에 '3위'라는 목표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SS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SSG의 순위는 시즌 최종전(17일)에 결정나게 됐고, 두산은 정규시즌 최종 5위가 확정됐다.
이날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7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와 시즌 8승째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타선에서는 한유섬이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1안타 1타점, 김민식과 추신수, 박성한이 각각 1득점씩을 기록했다.
물러설 곳도 없지만, 양보할 수도 없는 맞대결이었다.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을 어느 위치에서 시작하느냐가 걸려 있었던 까닭. 양 팀은 '자력'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마지막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3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있고, 반대로는 5위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중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승엽 감독과 김원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승엽 감독은 "상대팀을 제쳐두고 오늘이 마지막 희망이다. 오늘 지면 5위가 확정이 되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싸우겠다. 압박감 있는 경기, 중요한 경기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고, 김원형 감독은 "자력으로 (3위)는 안 된다. 뒤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필승의 의지가 돋보인 SSG의 경기 초반
1승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경기가 열린 만큼 SSG는 초반부터 '작전'으로 필승의 의지를 드러냈다. 바로 '희생번트' 작전이다. SSG는 경기 초반부터 희생번트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SSG의 시즌 희생번트는 74개, 리그 평균보다는 많은 편. 그러나 이날은 더욱 적극적이었다. SSG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선두타자 추신수가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2구째 152km 직구를 공략,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무사 2루의 찬스에서는 희생번트 작전이 나올 확률은 높지 않았을 것. 하지만 SSG는 후속타자 박성한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걸었고, 무사 2루의 찬스를 더욱 확실한 1사 3루로 만들었다. 여기서 SSG는 후속타자 한유섬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가볍게 선취점을 손에 넣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SSG는 점수를 계속해서 쌓았다.
SSG는 3회 선두타자 김민식이 안타로 출루, 추신수가 진루타를 쳐내는 등 2사 2루의 찬스에서 이번에도 한유섬의 방망이에서 점수가 생산됐다. 한유섬은 알칸타라의 6구째 142km 슬라이더를 공략,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2루 ㅈ자 김민식이 홈까지 파고들면서 어느새 점수차는 2-0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SSG는 만족하지 않았고, 작전은 다시 한번 나왔다.
SSG는 4회 선두타자 하재훈이 출루에 성공하자, 후속타자 김성현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걸었고,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4회까지 총 두 번의 작전. 하지만 이번에는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SSG는 이어지는 찬스에서 오태곤이 좌익수 뜬공, 김민식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던 두산, 하지만 치명적이었던 주루사
경기 초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던 두산이 반격에 나선 것은 5회말이었다. 두산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준영이 SSG 선발 엘리아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여기서 허경민이 3B-1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엘리아스의 5구째 147km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간격을 좁혔다.
허경민의 타구가 홈런이 아닌, 2루타가 된 것도 아쉬운데 여기서 아쉬운 플레이까지 겹쳤다. 두산은 이어지는 2사 2루에서 조수행이 타석에 들어섰는데, 2루 주자였던 허경민이 굉장히 큰 리드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때 SSG 포수 김민식이 허경민을 묶기 위해 견제구를 뿌렸고, 미처 2루 베이스로 돌아오지 못한 허경민이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 마지막에 웃은 SSG, 두산은 최종 5위 확정
양 팀은 '에이스' 알칸타라와 엘리아스가 등판했던 만큼 6회까지 합계 3점밖에 뽑아내지 못할 정도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그 균형을 무너뜨린 것은 SSG였다. SSG는 7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성한이 두산 김명신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냈다. 주자가 출루에 성공하자 두산은 곧바로 투수 교체를 진행, 홍건희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두산의 홍건희 카드는 실패였다. 홍건희는 등판과 동시에 선두타자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친 타구가 3루수 허경민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올랐고, 허경민의 우측 관자놀이를 직격했다. 이때 SSG는 박성한이 3루 베이스를 밟은 후 홈까지 파고들었고, 다시 간격은 2점차로 벌어졌다.
두산은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이영하를 투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7회에 내준 1점과 허경민의 부상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타구에 맞고 쓰러진 허경민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몸을 일으켜 세웠지만, 박지훈과 교체됐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아이싱 치료 중"이라며 "상태를 지켜본 뒤 검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회 등판을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가 90구를 넘지 않았던 엘리아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산 타선을 묶어냈다. 그리고 SSG는 8회 노경을 투입해 박준영, 박지훈, 조수행으로 이어지는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두산은 9회 SSG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대타 김인태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남은 아웃카운트 3개에서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정규시즌 최종 5위가 확정됐다. 반면 SSG는 3위를 향한 NC와 마지막 경쟁 17일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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