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이스라엘 쪽으로 이동
시리아 내 이란 주력 병력
백악관 “개입 가능성 주시”
경제난·정치적 혼란 상황
“직접 참전 힘들 것” 분석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의 확전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게 될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놓고 참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직접 군대를 파견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CBS 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란의 사태 개입을 우려하는가’라는 질문에 “우선 이란의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걱정하고 있다”며 “물론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개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발생 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란과 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 주력군인 혁명수비대의 시리아 내 병력이 이스라엘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미국 백악관 핵심 당국자가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에 병력을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킨 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참전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메시지도 강경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해 물, 전기, 식량, 의약품 보급을 차단“민간인에 대한 범죄를 중단하지 않으면 이란은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 실제 병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직접 참전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잠정 중단하는 등 이란이 이미 많은 이득을 취했다는 점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최근까지 미국과 수감자 맞교환을 진행하며 관계 개선을 시도한 만큼 일정한 선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복잡한 이란 내부 사정도 변수다.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반정부 시위 불길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에 뛰어든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박사는 미 공영라디오 NPR과 인터뷰하며 “이란 국민 대부분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란이 왜 싸움에 뛰어들어야 하는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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