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출사표 던진 채이배 “지역의 힘을 키우는 건 곧 사람을 키우는 것” [여의도행]

배민영 2023. 10. 1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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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민주당 입당 후
고향 군산서 총선 출사표
“지역이 힘 가질 수 있는
정치해보고 싶다”
22대 총선(2024년 4월10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회 입성을 향한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만큼 그들을 향한 국민의 검증 또한 철저해야 ‘준비된 일꾼’을 가려 뽑을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총선에 앞서 현역 의원들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낸 원외 인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시민운동으로 성장해 금배지를 달고 20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현실정치에 염증을 느낀 끝에 21대 총선에 과감히 불출마를 선언했던 채이배 전 의원이 원내 입성에 재도전한다. 몸은 국회를 떠났지만 “정치를 그만둔 건 아니었다”는 채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김관영 현 전북지사와 ‘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만들어 대선 공약을 개발하고 각 당 후보들에게 공개하는 등 ‘원외 인사’로서 활동을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채 전 의원은 지난 11일 전북 군산 수송동 사무실에서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계속 제시해 왔다”면서도 원외에서 느꼈던 한계를 솔직하게 내비쳤다. “내가 하고자 했던, 국가적으로 꼭 하고 싶었던 의제, 즉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다음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채이배 전 의원이 지난 11일 전북 군산 수송동 사무실 앞에서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채이배 전 의원 측 제공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합류

정치인으로 첫발은 국민의당에서 뗐다. 비례대표로 당선돼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 팀장 등 정책통으로 활약했다. 바른미래당 시절엔 정책위의장으로 활약했다. 막판엔 민생당 소속으로 임기를 마쳤다. 거쳐 온 당명만 보면 다음 수순은 국민의힘일 듯했지만, 그의 선택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이었다.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는 채 전 의원의 입당을 환영하며 “대통합의 첫 관문이 열린 것 같다”고 했다.

채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을 미래로 대전환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기업과의 관계에서도 너무 ‘시장자유’를 말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는 듯한 언급들이 많았어요. 반면 민주당과 이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말을 하려고 노력했고, 기존에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키려는 노력을 민주당과 제가 함께했기 때문에 이념과 가치를 고려할 때 자연히 민주당과 함께했습니다.”

◆“인물이 커야 지역도 큰다”

채 전 의원은 지난 8월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으로 지역 민심 파고들기에 나섰다. 그가 피부로 느낀 당면 과제는 갈수록 사라지는 군산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었다.

“현대중공업, 한국GM이 문을 닫으면서 인구 3만명이 빠져나갔어요. 정치와 행정이 그 충격을 완화해주고 경제를 도약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경제를 잘하는 사람, 민생을 잘하는 일꾼이 필요하다는 지역민 요구가 많았어요.”

그가 군산에서 22대 총선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역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정치를 해보고 싶어서”이다. 지역민들의 무기력감을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꼈다는 채 전 의원은 “힘을 키우는 건 곧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군산에서, 전북에서, 호남에서 인물이 커야 한다”고 했다. “나도 성장하고 지역도 성장하면서 같이 커나가는 거죠. 그것이 이 지역의 힘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수회담 거부, 무력감 주려는 전략”

채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앙 정치 무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꽉 막힌 여야 관계, 특히 윤석열정부 출범 후 한 번도 성사되지 않은 영수회담을 두고 그는 “주도권은 정부 여당이 갖는 것인데 의석 숫자에서 밀리니 그 주도권을 야당이 갖고 있다고 여권에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주도권을 더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야당과 타협하거나 협상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여권을 질타했다.

“철저하게 배제를 통해 야당에 무기력감을 계속 심어주려는 거죠. 그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야당의 지지도를 떨어뜨리려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채 전 의원이 22대 국회에 등원한다면 가장 추진하고 싶은 법은 ‘상장회사법’과 ‘집단소송제’이다. “이런 법들이 21대 국회에서 단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어요. 저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 아쉽고,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있다고 생각해요.”

현 정부의 대외 정책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채 전 의원은 “지금은 경제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기”라며 “미·중 무역갈등과 기후위기 등 외적 환경에 의해 굉장히 빠르게 경제 체제가 바뀌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대응을 못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한쪽에 종속되거나 끌려가는 형태로 외교가 진행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경제까지도 끌려가는 상황이 되는 거죠. 미국이 전기차나 반도체 관련해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계속 유지하고 있잖아요. 우리는 기술적으로나 생산력 차원에서 협상의 여지를 가질 수 있는데 그걸 너무 일찍 포기하고 끌려가고 있는 겁니다. 그럼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은 단합할 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엔 “지금은 단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 안에서는 엄청 시끄럽고 토론하고 싸울 수 있지만, 밖에서 보이는 모습은 최종적으로 굉장히 통일되고 일관성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 내부의 그런 활발한 토론 과정이 이뤄지지 않는지 안에서 싸우되 밖으로 나오지 말아야 할 것까지 다 밖으로 노출됐습니다.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만 목소리를 내서 그렇습니다. 결국 당내의 논의구조가 활발해져야 돼요. 누구나 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끌어야 할 몫입니다.”

군산=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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