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언론 탄압' 폴란드 우파정권 교체 임박...야권연합 집권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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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우파 정권이 집권 8년 만에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폴란드 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법과정의당(PiS) 축출을 내걸고 모인 야권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언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기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개표율 50%를 넘긴 상황에서도 야권연합은 과반 득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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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과 합쳐도 과반 의석 차지 못해
야권연합 주도 시민연합 "승리했다" 선언
폴란드 우파 정권이 집권 8년 만에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폴란드 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법과정의당(PiS) 축출을 내걸고 모인 야권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발표가 유력한 최종 개표 결과에서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유럽 언론들은 점쳤다.
야권연합은 PiS가 훼손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벼른다. PiS가 취했던 반(反)유럽연합(EU) 기조를 철회하는 등 외교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야권연합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끊겠다'고 공언한 현 정권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EU로서는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론이 번질 우려를 덜게 됐다.
보수집권당 과반 확보 실패 예상… 야권연합 "승리" 선언
폴란드 언론 가제타비보르차와 로이터통신 등을 종합하면, 15일 오후 9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PiS는 36.8% 득표가 예상됐다. 민족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PiS와 연립정부를 꾸릴 것으로 예상됐던 극우 정당 자유독립연맹당의 예상 득표율은 6.2%다.
두 정당 득표율을 합하면 43%로, 두 정당이 연합해도 하원 의석 460석 중 212개밖에 차지하지 못하므로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 2015년 이후 8년간 이어온 PiS의 집권 종료가 임박한 것이다.
야권연합을 구성하는 시민연합(PO), 제3의길(PSL), 신좌파당은 각각 31.6%, 13.0%, 8.6%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득표율을 합치면 53.2%로, 248석을 확보할 수 있는 수치다. 정권 심판 민심과 정권 옹호 민심이 격하게 충돌하면서 투표율이 72%에 달했지만, 정권에 경고를 보내야 한다는 표심이 승리한 것이다.
개표 진행 중에도 야권연합의 우위는 유지되고 있다. 폴란드 언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기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개표율 50%를 넘긴 상황에서도 야권연합은 과반 득표율을 보였다. 선관위는 최종 결과가 현지시간으로 17일 정오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의 승리"… 야권연합 '친EU 노선' 강조
야권연합은 출구조사 직후 승리를 선언했다. 이들은 PiS가 집권하기에 충분한 득표율을 받지 못한 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전 PO 주도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등에서 열린 릴레이 시위에는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PiS의 반민주적 통치를 규탄했다.
PiS 정권은 사법부를 손보기 위한 '판사 징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사법부 독립을 위협했고, 언론의 정권 비판 보도를 탄압했다. 임신중지(낙태) 권리를 제한하고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등 인권 보장과도 담을 쌓았다. 도날드 투스크 PO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폴란드인이 이겼다"고 말했다.
야권연합은 집권 후 EU와의 관계 회복에 방점을 찍겠다고 공언했다. PiS 정권은 '폴란드 법치주의 회복' 등을 요구하는 EU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EU와 각을 세웠다. 영국처럼 EU를 탈퇴하는 '폴렉시트'(폴란드+엑시트) 가능성도 거론했다.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도 끊기지 않게 됐다. PiS 정권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했으나 길어진 전쟁에 여론의 피로감이 커지자 최근 "추가 무기 지원은 없다"고 선언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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